ADVERTISEMENT

‘대통령 오바마’ 만든 사람들, 이제 그들이 미국을 바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정치
케리·대슐·케네디 … 든든한 정치 거물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에는 정치계 인맥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2004년 대선 출정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에게 기조연설을 맡겨 정치적 스타로 부상시켰다. 톰 대슐 전 상원의원은 오바마에게 램 이매뉴얼 하원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추천하는 등 유능한 인재를 소개해 줬으며 정치적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민주당 경선 초기부터 오바마를 지원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뒤지고 있는 오바마에게 큰 힘이 됐다. 공화당 상원의원인 리처드 루거와 척 헤이글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오바마를 지원해 그의 당파를 초월한 화해와 통합 메시지에 힘을 실어줬다.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오바마가 대체에너지 개발에 10년간 1500억 달러를 투자해 500만 개의 그린 일자리를 만드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구상할 수 있도록 환경 정책을 조언했다. 오바마는 앞으로도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정계 인맥의 도움이 절실한 상태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제
‘오바마노믹스’ 굴스비 교수 핵심

마이클 프로먼 시티생명 사장은 오바마와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같이 다녔다. 오바마가 시카고대 법학대학원에서 강의하던 시절 친분을 맺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와 저소득층 지원을 핵심으로 한 오바마노믹스를 만들었다. 폴 볼커 전 FRB 의장은 민주당 경제공약 회의에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제치고 좌장 역할을 맡았다. 윌리엄 데일리 전 상무장관(현 JP 모건 체이스 미 중서부 담당 회장)과 페니 프리츠커 하얏트클래식 레지던스 회장은 오바마의 대표적인 시카고 인맥이다. 민주당 경선 이후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인맥이 캠프에 들어 왔으며,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티머시 가이스너 뉴욕 FRB 총재가 오바마 내각의 첫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바마의 경제계 인맥은 민주당 경선 초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경선 승리 이후 힐러리 캠프에서 경제 브레인을 대거 수혈해 보강했다. 대선 막바지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오바마가 당황하지 않고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위기 때 흔들리지 않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한 것도 경험 있는 경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을 수 있었던 덕분이다.

전략
대선 1등 공신‘시카고 사단’전진 배치

오바마의 국정 어젠다를 제공할 전략가 그룹에는 오바마의 당선에 1등 공신인 시카고 출신 선거전문가들(시카고 사단)과 클린턴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관료 출신 이론가들이 포진해 있다. 시카고 사단은 오바마가 시민운동을 벌이던 무명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동지들로,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백악관 보좌진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클린턴 행정부 출신의 이론가들은 워싱턴에 기반이 약한 오바마의 정부·의회 관계를 보완하기 위해 행정부 요직에 등용되거나 싱크탱크 등 외곽에서 국정 아이디어를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외교
브루킹스 인맥 주축 핵 확산엔 강경

오바마의 외교 인맥은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등 민주당 내 외교 전문가와 빌 클린턴 행정부 출신의 브루킹스 연구소 인물이 주축을 이룬다. 이들은 협상 및 다자주의로 국제 문제를 풀려는 ‘외교 우선’주의자다. 빈곤 퇴치와 지구온난화 해결, 핵무기 감축 등이 관심사다. 그러나 인권이나 핵 확산에는 강경한 입장이다. 대북 정책은 북·미 간 양자협상으로 양국 관계 정상화와 북한의 핵 폐기를 교환하는 일괄타결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문화
윈프리·스필버그 … 스타들 후원

문화·예술계 인맥이 초라한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비해 오바마는 이 분야에 많은 지지자가 있었다. 원래 할리우드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지만 이번 대선에선 특히 오바마 지원이 뜨거웠다. 이들은 수시로 선거 유세와 모금 행사에 참여했고, 폭발성 있는 지지 발언으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끌어 냈다. 9월 16일 스티븐 스필버그와 유명 배우들이 출동한 할리우드 후원 모금 파티에서는 하룻밤에 900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액수의 후원금이 모였다. 미국 대중문화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오바마의 당선으로 8년간 소원했던 워싱턴과 할리우드가 가까워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취재=국제부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