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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아파트 주민들 대피소동-전국이 놀란 지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국이 흔들렸다.
13일 오후 예기치 못했던 지진이 전국을 강타하자 영문을 모른 시민들이 놀라 건물과 아파트등지에서 대피하는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특히 시민들은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와 서울아현동 가스폭발사고등 대형 참사를 떠올리다 지진이란 사실이 밝혀지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이날 오후 언론사와 경찰서.소방서.기상청등에는 이를 확인하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시민 들은 제2,제3의 여진 가능성을 경계하며 이 기회에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진 발생 직후인 오후1시15분쯤부터 내무부상황실.서울시청 재난관리종합실등에는“지진이 발생한 것 같은데 사실이냐.대피해야 하는가”“진앙지가 어디며 여진이 또 있는가”등의 전화가 쇄도했다.또 기상청에는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폭주,1 시간동안 전화가 불통됐다.철도청 조사과 양현욱계장은“사무실 의자가 2~3초간 흔들렸고 순간적으로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그러나 열차운행에는 문제가 없어 안내방송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여의도 63빌딩 지하1층 수족관.63시월드'에서는 수족관이 갑자기 흔들려 관람중이던 시민 5백여명이 의아해하며 직원에게 사고 발생 여부를 물었고 입주회사 직원들은 10여분동안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오르내렸다.
…서울강남구삼성동 무역센터빌딩 52층 바이킹뷔페에서는 식탁이갑자기 흔들리자 식사중인 손님들이“무슨 일이 일어났느냐”며 직원들에게 문의하며 불안에 떨다 안내방송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S무역 이정원(李廷原.32)차장은“점심식사후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던중 잔이 심하게 흔들렸다.그 순간 회사가 입주한 오피스텔이 방진설계가 됐는지 걱정됐다”고 말했다.서울강남구대치1동우성아파트 9층에 사는 주부 裵모(57)씨는“베 란다에 내놓은난초 화분이 10초동안 앞뒤로 심하게 흔들리고 개가 짖어 처음엔 가스가 폭발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경기도고양시 일산.화정등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날 10초가량건물이 흔들리고 꽃병이 넘어지자 밖으로 대피하는등 한때 소동.
일산 신도시.화정.행신등 택지지구 주민들은 대부분 서울 등지에서 입주한지 5년여만에 처음으로 지진 여파가 닥치자“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인줄 알았는데…”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진앙지인 강원도 영월군 동쪽 정선군사북.고한읍및 상동읍 지역에서는 상점에 진열된 세제등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선군사북읍사북리 도사곡아파트 202동404호 서건희(徐建熙.28)씨 집에서는 아파트가 흔들리면서 텔레비전 장식대에 놓아두었던 인형이 거실로 굴러떨어졌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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