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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농촌체험 교육농장 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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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어린이 여러분, 땅 속에 있는 고구마는 뿌리가 아니라 줄기가 자란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충남 당진군 송악면 월곡리 조옥자(57·여)씨의 고구마농장. 당진군 당진읍내 탑동초등학교 2학년 학생 30여명이 2000여평의 밭에서 고구마를 캐면서 신기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조씨는 학생들 사이에서 고구마에 대한 설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구마와 감자의 차이점’, ‘고구마의 영양성분’ 등. 조씨의 설명은 계속됐다. 당진군 농업기술센터와 탑동초등학교가 손잡고 운영하는 ‘교육농장’ 학습 장면이다.

충남 당진군 탑동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최근 송악면 월곡리 조옥자(여)씨 밭에서 고구마를 캔 뒤즐거워하고 있다. [탑동초등학교 제공]


교육농장은 농촌현장을 체험할 기회가 드문 어린이들에게 현장학습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농업기술센터는 이를 위해 올해초 지역 농민을 대상으로 교육농장 희망자를 선발했다. 여기에는 조씨의 고구마 농장을 비롯, ▶송산면 가곡리 허브농장(차브민)▶석문면 초락도리 ‘햇빛촌 동물농장’▶고대면 당진포리 황토배농장▶석문면 교로리 짚토 전통문화체험관 등이 참여했다. 이곳 농장주들은 농촌진흥청에서 2개월동안 교사수업을 받고 직접 학습지도에 나섰다. 학습내용은 교사들과 협의를 거쳐,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현장체험이 필요한 분야를 선정했다.

10월 한달동안 탑동초등학교 전교생 494명은 2∼3차례씩 이들 농장에서 체험학습을 했다. 학생들은 체험학습비로 1인당 5000원씩 부담했다. 조씨는 “손자·손녀 같은 어린이들과 함께 하고 싶어 교육농장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며 “애들에게 질좋은 우리 농산물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무농약 농법까지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허브농장에서는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허브의 종류와 허브의 쓰임새에 대해 알아보고, 허브양초 만들기 체험도 했 다. 퇴직교사인 최승만(69)씨가 운영하는 동물농장(미니 동물원)에서는 염소·토끼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의 암·수 구별법 등을 가르쳤다. 황토배농장에서는 과학 열매 식물 번식 과정을 배우고, 전통문화체험관에서는 ‘흙과 짚으로 생활도구 만들기’ 를 했다. 최씨는 “2년전부터 취미로 키워온 15종류의 동물을 어린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체험학습에 참가한 박지선(2학년·여)학생은 “고구마를 직접 캐서 구워먹으니 너무 재미있었다”며 흐믓해 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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