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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직무복귀] 재판 관련 3인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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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주선회 주심 재판관 "평가는 역사의 몫"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주심을 맡았던 주선회(사진) 재판관은 14일 "재판을 무사히 마쳐 홀가분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심 재판관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周재판관은 1987년 부산지검 공안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대우조선 파업사태와 관련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盧대통령을 구속시킨 인연이 있다.

-소감은.

"정말 홀가분하다."

-16년 전의 악연을 해결한 것인가.

"인연이라는 것은 사람이 좌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초월하는 것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다 어려웠다. 정말 어려웠다."

-헌재가 대통령에게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있는데.

"헌법과 법률로 판단했을 뿐 정치적인 고려는 전혀 하지 않았다."

-탄핵 심리절차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헌재 사무처에서 앞으로 고려할 것으로 안다."

- 대통령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

-왜 소장이 발표했나.

"역사적인 사건은 당연히 재판장이 한다. 대법원도 그렇게 하지 않나."

-'소수의견을 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평의 내용을 공개하면 그것도 탄핵 사유다. 내가 탄핵당하면 책임질 수 있나. 견해가 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의견이 같으면 뭐하러 헌법재판관이 9명이나 되겠나. 모두가 법조인으로 오랜 세월을 보내신 분들이니 당연히 각자의 견해가 있다."

-나중에 회고록 등을 통해 공개하실 생각은.

"나는 법조인이다. 죽을 때까지 이야기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다 아시겠지만 평가는 역사의 몫이다."

*** 대리인단 문재인 변호사 "대통령,헌재의 지적 있었던 만큼 헌법 더 존중해야"

대통령 변호인단의 문재인(사진) 변호사는 14일 헌재의 기각 결정이 내려진 직후 법정에서 나와 "우리 정치문화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국민이 통합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文변호사는 눈물을 글썽이며 "일단 기쁘다"고 소감을 말한 뒤 "대통령을 찾아뵙고 결과를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소감은.

"헌재의 결론은 가벼운 법 위반을 했을지 몰라도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탄핵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던 것 아니냐. 국민의 건강한 상식이 곧 법이다. 헌재는 국민과 똑같은 논리를 법률적인 말로 밝힌 것이다."

-탄핵 과정에서 안타까웠던 점은.

"국민이 분열돼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이 가장 가슴 아팠다. 앞으로 그것을 치유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 건의할 생각이 없는가.

"헌재의 지적이 있었던 만큼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존중하는 자세를 더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소수의견을 비공개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특별한 의견이 없다. 헌재가 (소수의견 비공개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한 것으로 본다."

이수기 기자

*** 소추위원 김기춘 법사위장 "헌정사 가장 중요 재판인데 소수의견 안 밝힌 건 유감"

국회 소추위원 측 김기춘(사진) 법사위원장은 14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결과 예상했었나.

"기각과 인용을 반반으로 생각했었다."

-선거법 위반 등 일부 외에는 탄핵사유가 안 된다는 결정이 내려졌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헌재가 결정한 문제에 대해서는 뭐라 언급하지 않겠다."

-소수의견을 비공개한 것에 대한 의견은.

"소수의견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헌정사에서 가장 중요한 재판인데 재판관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것이 역사에 책임을 지는 태도다. 역사에 다소 비겁한 태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탄핵 사유가 아닌 것에 대해 탄핵을 강행한 데 대한 책임여론이 일 수 있는데.

"탄핵소추는 국회에서 헌법절차에 따라 취한 것이다. 중요한 것을 인정하기도 했고, 일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이고, 헌재는 권능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이다. 각자의 권능에 따라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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