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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세상보기>왜 豫測은 자주 틀리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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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전 한국은행은 올해의 경상수지 적자가 2백2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이미 10월말의 적자가 1백80억달러에 이른 만큼 이 예측은 정확할 것 같다.이런 규모의 적자는 사상최대라는 95년의 적자 89억달러를 2배이상 훨 씬 넘는 것이다. 2백20억달러 적자라면 아무리 조화(造化)에 능한.용(龍)의 경제'라도 만만히 볼게 못된다.95년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적자 비중은 2.0%였으나 올해는 이것이 4.
5%로 껑충 뛰게 된다.멕시코 경제가 갑자기 붕괴한 94년 그나라의 경상적자는 2백90억달러,대 GDP 비중은 8%였다.멕시코의 경우가 우리에겐 아직 강건너 불일지 몰라도 내일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각설하고 한국은행의 적자 예측은 연말을 두달 앞두고 나온 것이다.예측이라기보다 후측(後測)에 가깝다.지난해 12월 발표된96년 경제전망,즉 진정한 의미의.예측'에서 한국은행은 올해의경상적자를 64억달러로 봤다.64억달러와 2백 20억달러,틀려도 너무 틀린다.
다른 조사 연구 기관의 예측도 역시 황당한게 많다.경상적자를겨우 45억달러로 잡은 곳도 있다.이제 이들 기관들이 일제히 97년 전망을 내놓고 있다.또다시 이들 예측을 참을성있게 듣기전에 우선 왜 예측이 자주 틀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겠다.
□먼저 카오스 이론의 대가인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의.컴퓨터 오차설'.
그는 소수점 이하 여섯자리까지 타이핑하고 출력때는 세자리에서반올림해 버린 적이 있다.그 결과 부정확한 기상예측을 내린 쓰라린 경험을 했다.혹시 한국은행 실무자들도 자신과 같은 실수를저지른 나머지 적중률 35% 미만의 국제수지 예측을 할 수밖에없었던게 아니냐고 로렌츠 박사는 충고한다.
□한국은행 박사들의.수학 실력 부족설'.
한은 박사들은 예측에 필수적인 순열.조합.확률.함수.통계등에관한 공부를 게을리 했다는 소문이 돈다.다른 공부를 하기에 시간을 따 빼앗겼기 때문인데 그 다른 공부란.중앙은행 권위론'혹은 정반대로.재경원과의 갈등 회피론'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앨빈 토플러의.심리적 동요론'.
그는 미래를 예측할때 바람직한 것과 개연(蓋然)적인 것을 혼동하면 착오가 생긴다고 말한다.당초의 터무니없는 낙관은 정치권의 희망사항을 많이 고려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것이 그의 우정어린 걱정이다.
□토마스 아퀴나스의.유익한 거짓말론'.
그는 어떤 유용하고 무해한 목적으로 즉 다른 사람의 복지와 편의를 위해 사용되는 거짓말은 유익하다고 주장했다.89억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적자에 충격받은 한국인들에게 새해에는 그 적자가 다소 줄어든다는 예측은 비록 잠시만이라도 얼마 나 위안이 됐겠느냐는 것이 이 신학자의 추측이다.
□무시당한.머피의 법칙'.
제1법칙.어떤 일이 순조로울 때는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다. 제2법칙.어떤 일이 순조로워 보일 때는 무엇인가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경시된.솔로몬의 충고'.
“너희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너희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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