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별난 소비층겨냥 별난 판촉-업계 新빈민층 주머니 공략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유통업체뿐 아니라 은행.보험회사.자동차회사까지도.신빈민층'을잡기 위한 상품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생명의.슈퍼 무지개보험'.이 보험은 주말에사고를 당하면 평일에 비해 보상금을 2배로 준다.회사 관계자는“30대들의 주말 나들이가 잦은 점에 착안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국민.조흥.외환은행등 금융기관들도 통장에 잔고가 없어도 최고 1천만원까지 쓸 수 있는 이른바.마이너스 통장'을 이들을대상으로 경쟁적으로 내주고 있다.
.신빈민층'은 겉보기에는 손에 쥐고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이 그다지 많지 않다.그런데도 씀씀이는 크다.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을 미리 앞당겨 쓰고 있기 때문이다.은행에서 발행하는신용카드를 비롯해 각종 상품카드등이 이같은.가불 인생'을 가능케 한다.
영업에 관한 한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은행이 신용대출을 해줄 정도면 이들의 무시못할 구매력을 짐작할 수 있다.
자동차회사들도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전략을 크게 강화했다.현대자동차의 경우 최근 일반기업체의 30대 과장급을 대상으로 보증보험가입(25만원정도 할인효과)을 면제해 주는 특화전략을 구사했다. 현대자동차의 관계자는“신빈민층으로 대변되는 이들이 비록금융측면만을 따진다면 당연히 부실(不實)소비자층으로 분류된다”며“그러나 이들의 소비특성상 신뢰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과감한 판촉전략을 써 매출에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는 것 으로 자체 분석됐다”고 말했다.이들은 무엇보다 가정의 편안함을 중시하며 동시에 집안가꾸기에도 관심이 많다.
이같은 특성과 관련해 패밀리 레스토랑.가정용 노래방시스템.DIY용품등이 하나같이 뚜렷한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TGI플라이데이.코코스등 패밀리 레스토랑은 생일축하등 가족행사 장소로 이들에게 널리 이용되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정용 노래방시스템과 실내공간을 꾸미기위한 DIY인테리어시장도 이미 1천억~1천5백억원 규모로 커졌다. 또 39쇼핑등 홈쇼핑텔레비전은 자사의 구매고객 성향을 이들에 맞추기 위해 최근 설문조사와 관련제품 선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일부 주택회사들은 이들의 주택선호도를 조사,임대아파트.오피스텔등 신상품개발을 서두르고 있다.이들이 주택구 입보다 임대에 더욱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을 겨냥해 상품개발로 응용해 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들은 또한 자존심이 강한.별난 소비층'이다.학력도 40대를 비롯해 다른 세대에 비해 뛰어나고 버는 액수도 적지 않다.다만 벌 돈을 미리 앞당겨 쓰고 있을 따름이다.
이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판촉전략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시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