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수명 늘리는 OQ 타임 ③ 간식 잦은 수험생 더 자주 치아 닦아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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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에서 고3 학생 1만910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구강질환 증상의 경험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경험한 적이 있다’는 답변이 76.4%로 매우 높았다. 옛 속담에 “귀 아픈 것과 이 아픈 것은 참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귀나 치아는 통증을 관할하는 뇌와 근접해 있어 통증이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수험생이 구강 통증으로 잠을 잘 못 자면 두뇌활동이 저하되고, 집중력과 판단력도 떨어진다.

실제 국내 중·고등학교 여학생을 조사한 선행 연구에서 응답자 1000명당 31명이 구강병으로 결석을 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17~27%가 충치가 있었고,18~26%는 스케일링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한 잇몸질환을 호소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구강질환이 있어도 통증이 심하지 않거나 학업 손실을 우려해 치과에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험생이 치아를 철저히 관리해야 할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스트레스다. 긴장을 하면 침샘이 닫혀 입안이 건조해진다. 세정 역할을 하는 침이 없으니 세균이 빨리 자라 치태를 형성한다.

둘째, 수험생은 간식을 자주 먹게 된다. 간식으로 먹는 과자 또는 음료, 인스턴트 식품은 달고 끈적끈적해 치아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간식을 먹고 나서도 반드시 이를 닦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입안을 헹궈 내기라도 해야 한다.

셋째, 수험생은 골격이 완성되는 성장기에 있다. 또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해져 잇몸과 치아가 세균의 공격을 막아내는 힘이 약하다.

구강질환의 근본 원인은 플라크다. 일반인의 경우엔 하루 3회 올바른 칫솔질만으로도 플라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칫솔질만으로 치아 수명을 무려 2.6년이나 늘린다. 하지만 간식 횟수가 잦은 수험생은 일반인보다 더 자주 치아를 닦아줘야 한다. 특히 자기 전에 칫솔질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는 동안엔 침 분비가 적어 세균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의 칫솔질에 대한 인식은 크게 부족하다. 질병관리본부의 2006년 조사 결과에선 청소년의 32%만이 학교에서 점심식사 후 칫솔질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학교에 반드시 칫솔을 비치하자. 필요하면 칫솔을 휴대하고 다니고, 학원에서도 간식을 먹고 난 뒤에는 가볍게 칫솔질을 한다. 요즘엔 웬만한 식당이나 학원에 세면시설이 잘돼 있고, 이를 닦는 것이 흉도 아니다. 플라크가 제거되면 기분도 상쾌해 공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청소년기 영구치로 평생을 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시험이 끝난 뒤엔 가까운 치과를 꼭 찾아가 그동안 소홀히 했던 구강 건강을 점검해보도록 하자.

연세대 치대 예방치과학교실 김백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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