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록 음악계 복고풍 뚜렷-70년대 명밴드 재결성후 잇단복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70년대로 돌아가자-”.
타임머신 이야기가 아니다.최근 두어해동안 해외의 록 음악계에일고 있는 신(新)사조를 말하는 것이다.90년대 초.중반 록 음악계를 휩쓸던 올터너티브 열풍이 다소 주춤하는 동안 70년대의 정통 록을 추구하는 복고풍이 서서히,그러나 뚜렷이 새로운 추세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크게 두가지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그중 하나는 왕년의 명밴드들이 속속 재결성,음악계에 복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90년대의 신인밴드들이 70년대식 음악을 연주하는 것. 은퇴한 밴드들의 재결성 붐을 촉발시킨 그룹은.호텔 캘리포니아'의 이글스다.이들은 94년말.헬 프리지스 오버'란 재결성음반을 발표,5백60여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뒤이어 기괴한 가면 분장으로 유명한 그룹 키스,.킵 온 러빙유'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REO 스피드 왜건,펑크 붐을몰고왔던 영국 그룹 섹스 피스톨스,.컴 세일 어웨이'를 불렀던스틱스등 슈퍼그룹들이 속속 재결성을 선언하고 순회공연에 돌입했다. 이들중 16년만에 진 시먼스등 창단 멤버들이 다시 모인 키스는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등 2백10개 도시를 돌며 2천여만명의 청중을 열광시켰다.
이밖에 캔자스.두비 브러더스.레너드 스키너드.포리너등 70년대 밴드들의 순회공연이 올드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최근에는.
오픈 암스'의 저니와 캐나다 출신 3인조 러시가 각각 새음반을발표,복고열기를 잇고 있다.
70년대식 사운드는 90년대의 신세대들에 의해 연주되기도 한다.가령 지난해 앨라니스 모리세트의 음반과 함께 미국내에서 가장 많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한 휴티 앤드 블로피시나 최근 블루스의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있는 남부 록(서던 록) 의 맥을 잇는 블랙 크로스등은 모두 70년대 스타일의 음악으로 90년대에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들이다.
음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거칠고 직선적인 올터너티브나기교위주의 헤비메탈에 압도당한 대중들이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색채가 짙은 옛 음악에 새롭게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해석하고 있다.
음향.녹음기술과 연주 테크닉이 첨단을 향해 달리는 동안 소홀히 여겼던 자연미나 인간미를 70년대의 음악에서 되찾고 있다는것이다. 〈예영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