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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초음속機 개발경쟁 불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서울에서 파리나 뉴욕을 갈 때 가장 곤혹스런 것은 12~16시간을 꼼짝없이 비행기안에서 지내야 하는 것.이럴 땐 누구나 서너시간이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 초음속기의 출현을 고대하게 된다.
최근 미국.프랑스.러시아.일본등이 앞다퉈 차세대형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불꽃을 튀기고 있다.5백여대로 추산되는 21세기초초음속여객기 시장 석권을 겨냥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가장 야심적으로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고 있는 곳은 미국의 보잉사.
2005년 처녀취항을 목표로 미항공우주국(NASA).맥도널 더글러스(MD).록웰.제너럴 일렉트릭(GE).프랫 앤드 위트니(P&W)와 컨소시엄을 구성,초고속 민항기(HSCT)프로그램을진행중이다.
기존의 대형 여객기와 모양이 닮은 HSCT(왼쪽위)는 최대속도 마하 2.4로 차세대 기종중 가장 빠르다.평균시속 2천3백㎞로,보잉747점보기로 12시간 걸리는 서울~로스앤젤레스간을 4시간30분에 주파한다.
이 회사의 로버트 스피처 부사장은“HSCT개발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다름 아닌 환경적 요소”라고 말하고“연료를 최대한 절약하는 동시에 소음등 각종 공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개념에서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선 기존의 콩코드여객기보다 탑승규모가 3배이면서도 기체중량은 콩코드의 1.75배인 3백15에 불과하다.이는 동체및 날개제작에 티타늄과 그래파이트등 가볍고 견고한 소재를 많이 채택한결과다. 한편 엔진개발사인 GE및 P&W는 연소율을 극대화해 성층권 오존층 파괴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90%까지 줄이기 위해 엔진내부에 세라믹및 복합소재를 채택,섭씨 1천7백도의고온 연소를 가능하게 했다.
NOx를 콩코드의 4분의1 선으로,소음을 기존항공기보다 적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6년 처녀취항후 소음등으로 비난을 받으면서도 파리~뉴욕간을 운항중인 콩코드제작사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시알사는 초음속여객기 시장에서의 기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독일의 다임러 벤츠등과 국제 컨소 시엄으로 유럽형 초음속기(ES.오른쪽위)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델타형의 주날개와 앞쪽의 소형 보조날개를 지닌 ES는 2백50~3백명의 탑승규모로 최대 속도 마하 2.2,연료소모는 탑승객 기준으로 콩코드의 절반.개발팀은 2010년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도 과학기술청 주도로 3백억엔을 들여 로켓형과 제트형의 초음속 여객기종을 개발,2005~2010년에 취항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등이 초음속 여객기의 최적 모델을 만들기 위해 라이벌인 러시아와.적과의 동침'을 마다 않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달 29일 모스크바 근교 추코프스키 공군기지에서는 러시아제 차세대 초음속여객기 콩코르드스키(TU-144)의 시험비행이 있었다.
NASA와 보잉 컨소시엄은 러시아 투폴레프 항공기제작국이 만든 TU-144의 시험비행에 1천만달러의 자금을 댔으며 여기서나온 각종 자료를 수학적 모델로 만들어 기종제작에 참조하게 된다. 마하 2.0의 TU-144는 2006년께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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