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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시경>독일 콜총리 法廷 증언대 설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헬무트 콜 독일총리가 베를린장벽 탈주자 사살 책임자들에 대한재판 증언대에 설지도 모른다.
베를린장벽 탈주자 사살책임자인 에곤 크렌츠 옛동독 공산당 서기장의 변호인단은 최근 콜총리가 지난 89년 또는 90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소련대통령과 독일 통일을 앞두고 비밀문서를 작성했다며 콜총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당시 통일을 앞두고 신변불안을 느끼는 동독 정치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고르바초프는 콜에게 동독정치인들에 대한 형사소추가 통일독일 이후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정치적 보장을 요구했고 이를콜이 문서로 보장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문서는 아직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변호인단은 콜총리가 이 사실을 확인해 줄 경우 크렌츠에 대한재판정지를 요구할 방침이다.
현재 장벽탈주자에 대한 사살명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옛동독 공산당의 크렌츠서기장,귄터 샤보우스키 동베를린지구당 의장등은 동독국가법에 따라 이루어진 적법한 행동을 독일통일 이후문제삼아 처벌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독일연방헌법재판소가 지난달 12일 이들을 사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하기는 했지만 만약 콜이 비밀문서의 존재에대해 명확한 증언을 할 경우엔 재판은 원인무효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과연 담당 재판부가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베를린=한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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