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벌 흑백영화 "페드라" 40~50代 여성관객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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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옛날 흑백영화.페드라'를 상영중인 종로 코아아트홀.첫 회를 본 관객들이 오후1시쯤 상영관에서 쏟아져 나온다.대략 1백명쯤.그런데 다른 영화의 관객과 상당히 다르다.평일 조조에 이만큼의 관객이 몰리는 것도 드물지만 반 이상이 40~ 5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다.20대가 주도하는 우리 극장가에선.파격적'풍경이다. 삼삼오오 나오는 관객들 사이에선.앤서니 퍼킨스가 매력적이다'.음악이 정말 좋다'.옛날 영화라 그런지 소문보다 별로다'는등 다양한 평들이 들린다.
영화가 괜찮다는 소문을 듣고 계모임에서 10명이 단체로 왔다는 40대 주부가 있는가 하면 올해 68세라는 김옥봉(종로구사간동)씨는“옛날 영화에 대한 향수때문에 딸과 함께 왔다.젊었을때 극장에서 관람한 후 또 보고 싶었는데 비디오 로도 나오지 않아 무척 기다렸던 영화”라며“극장에서 옛날 영화를 자주 상영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한다.
67년 이후 29년만에 재개봉된 영화.페드라'가 옛날 관객들의 향수에 힘입어 확대개봉과 롱런에 들어가는등 색다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페드라'는 미국의 줄스 대신감독이 62년 자신의 부인인 멜리나 메르쿠리와 지금 50~60대 연령층에겐 젊은 시절 우상배우였던 앤서니 퍼킨스를 출연시켜 만든 영화.그리스신화에서 소재를 얻어 계모와 전처 아들의 금단의 사랑과 파멸을 그리고 있다.특히 퍼킨스가 마지막에 .페드라'를 외치며 절벽으로 추락할 때 흐르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토카타와 푸가'가 영화음악감상실에서 꾸준히 인기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달 16일 서울 코아아트홀과 강남 씨네하우스예술관 두 곳에서 개봉된.페드라'는 2주동안 2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중년남성들과 부부들의 관람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되는데 서울에서 예상외로 잘 되자 지방극장들의 개봉요청이 쇄도,30 일 의정부와대구에서 개봉된다.서울에서도 신촌그랜드와 시네아스트가 추가로 개봉,모두 4개 극장에서 확대상영된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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