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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부산, 서울에 고춧가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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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K-리그 선두권 판도에 회오리바람이 불었다. FC 서울은 지난달 29일 수원 삼성과 벌인 라이벌전에서 종료 직전 기성용의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정규리그 1위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이제 모두 지나간 일일 뿐이다.

서울은 2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5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0-2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17경기 무패 행진(13승4무)에도 마침표를 찍으며 2위로 한 계단 내려섰다.

서울(승점 51·골득실 +18)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수원(승점 51·골득실 +20)은 1일 전남을 3-0으로 대파하며 골득실 차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성남 일화(승점 48점·골득실+23)는 전북에 1-2로 역전패하며 3위에 머물렀지만 1위 수원과 불과 3점 차다. 골득실에선 3팀 중 가장 유리하다. 9일 열리는 정규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1위가 3위로 추락할 수도 있고, 3위도 1위를 할 수 있다.

▶고춧가루 부대 부산

서울은 부산과 비기면 최소한 정규리그 2위 자리를 확보하며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길 땐 정규리그 1위의 8부 능선에 오를 수 있었다.

반면 이미 6강 경쟁에서 탈락한 부산으로서는 열심히 뛸 뚜렷한 이유가 없는 경기였다. 게다가 서동원·안정환·구아라 등 주축 선수가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황선홍 부산 감독은 “홈 팬들 앞에서 상대가 축배를 터뜨리게 할 수 없다”며 선수들을 다그쳤고, 그 열정이 승리를 낳았다.

부산은 전반 13분 이승현의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얻었고, 후반 1분 최광희가 정성훈의 크로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며 서울을 침몰시켰다.

▶이청용의 퇴장

서울은 패배보다 더 큰 손실을 입었다. 이청용의 퇴장이다. 이청용은 후반 12분 부산 김태영과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이단옆차기를 하는 것처럼 발을 높이 들어 곧바로 퇴장당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경고 누적은 모두 털고 새로 시작하지만, 퇴장으로 인한 출장정지는 그대로 이어진다. 이청용은 9일 포항과의 최종전에 뛰지 못한다. 또 서울이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경우 1차전에도 나서지 못한다.

▶6강 경쟁도 오리무중

6위 인천, 7위 경남, 8위 전북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두 승리를 거뒀다. 경남과 전북은 강호 울산과 성남을 거꾸러뜨렸다. 인천은 약체 광주의 자책골 덕분에 간신히 이겼다. 6강 티켓의 마지막 주인공도 9일 열리는 마지막 경기에서 가려진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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