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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살아있다>이구씨 호칭 '皇太孫'으로 고쳐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위(皇位)계승자인 이구(李玖)씨의 영구귀국을 보고 감회가 깊었다.조선조는 국민혁명에 의해 타도된 왕조도 아닌데다 왕조의 후계자도 국난을 통해 같은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조선왕조의 역사적 위상을 새 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조선조의 고궁이 한국이 자랑하는 문화재인 것처럼 왕실 사람들도 귀중한 인간문화재로 간주해야 한다.이런 시각에서보면 비정치적 문화외교나 사회복지활동 등에서 적절히 활동의 공간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에 앞서 우선 틀린 호칭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이구씨의공식호칭을 모두들.황세손(皇世孫)'이라 부르고 있고 심지어 전주李씨 대동종약원(大同宗約院)에서도 마찬가지다.그러나 이는 틀린 호칭이다..황(皇)'과.세(世)'는 위계질서 에서 차등이 있는 개념이어서.황세손'이라는 호칭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이나.동문휘고(同文彙考)'에 따르면 최고통치권자는.국왕(國王)',1인칭은.여(予)',신하는.전하'라고 불렀다.국왕의 어머니인 대비나 부인인 왕비 모두 전하라 불렀고 정식 왕위 계승자인.왕세자(王世子)'는 한 차등 아래 인.저하(邸下)'라는 호칭을 사용했다.이를 종합하면 왕세자의 후계자는.왕세손(王世孫)',황태자의 계승자는.황태손(皇太孫)'으로 불러야 마땅하다.그러면 이구씨는 왕세손인가 황태손인가.조선왕조의전통적 호칭법에 따르면.왕세손'이지만 1 897년 조선이 대한제국으로,국왕이 황제로 격상됐기 때문에 이구씨는 마땅히.황태손'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유영구 명지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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