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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봅시다>결혼사진 야외촬영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덕수궁의 4계절 풍경 가운데 전혀 안 바뀌는 것이 하나 있다.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의 야외 촬영이다.
문제는 천차만별의 가격이다.기본사양이 50만원대에서 1백50만원대까지 스튜디오마다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다투는 일도 없지 않다.다음달초 결혼식을 올리는 서울성북구삼양동에 사는 김은미(여.27)씨도 그런 경우.이래저래 결혼비용이 적지않게 들어 가격이 싼데서 찍자고 했더니 예비신랑이 쩨쩨하다고 나와 입씨름을 벌인 것이다.
비슷한 야외촬영인데 이처럼 가격 차가 심한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김씨는 얼마전부터 지하철내에 광고판을 부착한 오삼스튜디오(비용 53만원)와 1백50만원을 받고 있는 A스튜디오의 요금내용을 따져 보았다.
우선 오삼스튜디오의 경우 필름비 1만원,인화.코팅비 12만원,앨범(40쪽)비 3만5천원,액자비 3만5천원으로 이를 합친 순수 원가는 20만원이다.여기에 광고.판촉비 7만원(월 7백만원인데 이를 1백건의 촬영 건수로 나눈 것)을 더 하면 총 원가는 27만원이 된다.따라서 고객으로부터 받는 53만원에서 27만원을 제한 26만원이 업소 마진이 되는 셈이다.
반면 A스튜디오는 필름비 1만5천원,인화.코팅비 18만원,앨범(40쪽)비 4만5천원,액자비 4만원으로 순수 원가는 오삼스튜디오의 20만원보다 8만원이 비싼 28만원이다.그러나 광고.
판촉비는 4만7천원(월1백40만원을 월평균 30건 의 촬영 건수로 나눈 것)으로 오삼스튜디오보다 싸다.결국 A스튜디오는 고객으로부터 받는 1백50만원 가운데 1백17만3천원이 마진이 된다. 그러나 마진을 전부 스튜디오가 갖는다고 볼수는 없다.오삼의 경우 건당 26만원의 마진으로 1백건정도 처리하면 한달에버는 돈이 2천6백만원.그러나 인건비(직원 15명의 월급)2천만원과 스튜디오 임대비 3백만원,기타 관리비 6백16 만원등 나가는 돈이 2천9백16만원으로 오히려 적자라는 것이다.
오삼측은“장차 고객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며 박리다매로 사업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A스튜디오측은 한달에 버는 돈은 3천5백19만원(마진 1백17만3천원×30건)이다.반면에 나가는 돈은 인건비 6백만원(직원 3명),스튜디오 임대비 3백만원,기타 관리비 7백50만원등 총 1천6백50만원이다.결국 1천8백69만 원이 남는데이를 야외촬영 건당으로 나눠보면 62만3천원의 순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그러나“가격에 거품이 너무 많이 들어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A스튜디오측은“결혼사진도 예술작품”이라면서“단순한 가격비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

<고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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