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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조미료등 포장 생필품 큰것 사면 오히려 손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조미료 2백70짜리 한봉지와 4백50짜리 한봉지중 어느쪽이비쌀까.” 주부들에게 이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하자.그러면“별 바보같은 소리한다”고 할게 틀림없다.소비자들은 이를 1백 단위로 환산하면 당연히 4백50짜리가 쌀 것으로 생각하게 마련.
품질이 다르면 몰라도 동일 메이커에서 나오는 똑같은 제품이라면 으레 용량이 큰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값이 싸게 먹혀 경제적이라는게 일반적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서울 강남의 현대백화점에서 파는 LG 맛그린 2백70짜리는 1천9백원으로 1백 단위가격이 7백4원인 반면에 4백50짜리는 3천6백원으로 1백당 8백원이다.큰봉지가 단위(1백)당 가격이 13.6 %나 비싸다. 따라서 한꺼번에 많이 구입하는게 싸게 먹힌다는 생각에 큰봉지를 구입한 소비자는 오히려 비싸게 산 것을 싸게 샀다고 좋아하는 바보가 되는 셈이다.
조미료뿐 아니다.소비자보호원이 최근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LG유통.한화유통.프라이스클럽.킴스클럽등 서울시내 6개 유명 유통업체에서 팔고 있는 간장.조미료.랩.마요네즈.세제.샴푸.참치.치약.참기름.커피.햄.휴지등 31개 생필품가격을 조사한 결과거의 대부분 제품의 단위가격이 소용량보다 대용량이 비싼 것으로나타났다.
예컨대 샘표 진간장(한화유통)은 1ℓ들이 가격이 9백50원인데 1.8ℓ들이는 1천7백60원이어서 ℓ당 9백78원꼴로 더 비싸고 쌍용비바70 화장지(LG유통)는 70×12롤짜리 5천9백50원,70×18롤짜리 9천7백원으로 단위(70 ×1롤)가격이 18롤짜리(5백39원)가 12롤짜리(4백96원)보다 비싸다. 해표 참기름(롯데백화점)은 1백짜리가 2천4백50원이나 1백50짜리(3천8백80원)는 1백당 2천5백87원꼴로 큰 용량이 더 비싸다.태평양의 소금치약은 롯데백화점에서 2백짜리가 1천5백원(1백당 7백50원)이고 2백50짜리는 2천 원(1백당8백원)으로 역시 큰 용량이 비싸다.
이처럼 상당수 업체들이 대용량으로 포장한 제품을 소용량으로 포장한 것보다 단위당 가격을 더 비싸게 받고있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이는 대용량이 으레 쌀 것이라고 생각하고 웬만하면 대용량 제품을 사게되는 소비자 구매심리를 역이용한비도덕적 상술”이라고 지적했다.
이와관련,이광종(李光鍾)한국슈퍼체인협회 전무는“업체들의 이같은 상술에 소비자들이 손해보지 않게하기 위해서는 미국.일본등 선진국처럼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에 반드시 단위가격을 표시토록 의무화,소비자들이 쉽게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주장했다.

<유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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