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부들 옛친구 찾기 붐-방송.PC통신등에 문의 쇄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시골 초등학교시절 단짝이었던 경순이,고향집 건너마을에 살았던미숙이,고등학교시절 같이 보충수업 빼먹던 형자….보고 싶은 얼굴들. 최근 주부들 사이에 옛 친구찾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이에따라 각 방송사와 컴퓨터통신에 주부들의 옛 친구찾아주기 코너가 잇따라 개설되는가 하면 초등학교 동창회나 여학교 반창회가 새로 만들어지거나 활성화되고 있다.
이사.전학.진학등의 이유로 단짝 친구들과 오래전 연락이 끊긴중년 주부들이 생활에 다소 여유를 찾으면서 옛 친구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더구나 유명인의 첫사랑과 스승.친구등을찾아주는 한 방송사의 TV프로그램이 주부들의 향수를 더욱 자극한 것도 한 원인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 9월부터 컴퓨터통신 하이텔과 천리안에 옛 친구를 찾아주는 코너인 .그리운 그 얼굴'을 개설한 이래 현재까지 1천5백여명의 주부가 옛 친구를 찾아달라며 자신의이름을 올렸다.찾는 사람은 동네친구와 학교친구가 80% 이상을차지하며 나머지는 스승과 은혜를 입은 사람을 찾는 경우도 다수.듀오는 이달말까지 신청을 받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다음 다음달부터는 옛 친구 찾아주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주부들의 이같은 붐은 방송사에까지 이어지고 있다.올 1월부터시작된 KBS-1TV.아침마당'의 수요일에 방송되는.그 사람이보고 싶다'에는 옛 친구를 찾아달라는 주부들의 문의전화가 하루1백통을 넘고 있으며 이미 신청해 놓은 주부 만도 1천명이 넘는다.매주 4명의 주부를 방송에 출연시켜 친구를 찾고 있는 이프로그램은 이미 1백명 이상이 그리운 옛 친구들을 찾기도 했다.또 MBC라디오 .김흥국 박미선의 특급작전'에서도 주1회 옛친구들을 찾아주고 있는데 하루 평균 20여명의 주부들이 옛 친구를 찾아달라는 간절한 사연의 편지를 보내올 정도.
방송과 컴퓨터통신 외에도 주부들의 옛 친구찾기 붐은 동창회와반창회의 활성화로 이어진다.동창회와 반창회등은 주로 40대 이상 주부들이 많은 것이 특징.그리고 한꺼번에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70년 서울K여고를 졸업한 이영옥(李榮玉.45)씨는 지난달 처음으로 여고동창회에 나갔다.동창회는 일부 동기들이 이미 하고있었지만 李씨가 참석하면서 50여명이던 주부동창수가 80여명으로 늘었다.또 동창회에 모인 고3 같은 반 동기 들 7명과는 이번부터 아예 새로 반창회를 시작해 나머지 친구들을 모으기로 의기투합했다.
또 인천에 사는 박지현(朴智賢.42)주부는 지난 9월 이웃과얘기 끝에 방송에서 옛 친구를 찾아준다는 얘기를 듣고 대학시절친했던 친구생각이 나 직접 찾아 나섰다.경희대를 나온 朴씨는 대학앨범에 나온 주소를 근거로 관청을 오가다가 마침내 그립던 옛 친구를 찾아냈다.그 친구가 만나던 4명의 대학동창까지 새로만나 이제는 모임도 만들었다.
MBC라디오의 옛 친구찾아주기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김애나PD는 “자녀들이 중학교 이상 진학한 주부들일수록 더 옛 친구를애타게 찾는다”고 들려줬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