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번 주 1250억 달러 첫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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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이번 주 안에 9개 대형 은행에 1250억 달러(약 182조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재무부 고위 관리가 27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달 초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뒤 실제로 구제금융이 집행되는 첫 사례다.

데이비드 네이슨 미 재무부 차관보는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밤 이들 은행과 주식 매입 계약을 마쳤다”며 “이번 주 초 해당 은행들의 주식을 사들여 이들이 정상적인 대출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부가 주식을 사주는 9개 은행은 씨티그룹·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골드먼삭스·모건스탠리·웰스파고·메릴린치·뱅크오브뉴욕멜런·스테이트스트리트다. 이들 은행이 부분적으로 국유화되는 것이다. 미 정부는 이달 14일 구제금융액 가운데 2500억 달러를 은행 주식 매입에 사용키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에 들어가는 돈을 뺀 나머지 1250억 달러는 주요 지방은행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된다.

네이슨 차관보는 “(은행 외에도) 연방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다른 산업들이 있으며, 이들의 요청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현재 자동차·보험업계도 정부 지원을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산업은행과 국민은행도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최대 8억8000만 달러의 외화를 공급받는 데 성공했다. FRB는 기업어음(CP)을 사들일 대상에 이들 은행의 뉴욕지점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산은은 최대 8억3000만 달러, 국민은행은 5000만 달러의 CP를 FRB에 매각하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FRB는 외국 금융기관의 현지법인이 아니라 지점이라는 이유로 두 은행의 CP 매입을 거부했다가 최근 이들 은행을 대상에 포함한다고 통보했다.

안혜리·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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