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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중교통 이용의 날’ 큰 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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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박맹우 울산시장이 27일 오전 시내버스로 출근하면서 시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울산시는 매월 넷째주 월요일을 ‘대중교통 이용의 날’로 지정, 공공기관의 승용차 출근을 줄이도록 했다. [이재동 사진작가]

 “울산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웬 버스 출근이세요.”(승객)

“울산이 살려면 자가용 이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에서 대중교통 이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로 바꿔야 합니다. 나도 시민의 한사람으로 종종 이렇게 출근할 겁니다.”(박맹우 울산시장)

27일 오전 8시27분쯤 울산시 삼산동 삼산현대아파트 앞 정류소에서 404번 시내버스를 탄 박 시장이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승객들과 나눈 대화다.

울산시가 매달 넷째 주 월요일을 ‘대중교통이용의 날’로 정한뒤 처음 맞은 27일. 울산시가 오전 6~9시 울산 동구의 꽃바위에서 율리까지 왕복하는 104번 버스 등 14개 노선 112대의 시내버스 이용자 숫자를 조사한 결과 1주일 전보다 13%(368명)가 증가한 3207명으로 집계됐다.

김규섭 울산시 대중교통과장은 “현재 15.5%인 대중교통 이용률을 2011년까지 17.9%로 늘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는데 오늘 같은 동참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목표치를 2배 이상 초과달성할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울산시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정책은 울산YWCA 등 시민단체가 앞장서고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서는 지자체가 끌고 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울산YWCA·해병전우회·새마을운동지회·바르게살기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0여명은 27일 공업탑로터리 등 울산시내 5개 주요 교통 요충지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전단을 나눠 주며 “매월 하루씩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자”고 호소했다.

울산시와 5개 구·군, 도시공사·시설관리공단 등 공공기관들도 27일부터 매월 넷째주 직원 승용차의 청사내 출입을 자율적으로 통제하기로 했다.

27일의 경우 박맹우 울산시장은 물론 조용수 중구청장, 김두겸 남구청장, 정천석 동구청장, 강석구 북구청장 등 울산지역 5개 구·군과 공공기관 직원 4700여명이 거의 예외없이 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출근했다.

울산시와 버스업체들은 이날 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모든 시내버스(일반·좌석)와 지선버스, 마을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중교통 무료 승차는 서울 이외에는 울산이 처음 실시한 것이다. 울산시는 앞으로도 매년 한차례 대중교통 무료 탑승의 날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무료 탑승으로 인한 요금손실액 6000여만원은 울산시가 4000만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버스업체가 떠 안기로 했다.

울산YWCA 김덕순 사무총장은 “울산시가 명실상부한 환경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이용율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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