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화산업 덜미잡는 비리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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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영상산업의 핵심은 영화고,영화산업을 지탱하는 두 기둥은 제작.수입업자와 극장주다.검찰이 밝힌 영화계비리를 보면 영화계를 떠받치는 두 기둥이 서로 얽혀 비리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말로는 영상산업의 중요성을 되뇌지만 막상 영화계 내부 가 이런 비리의 먹이사슬 구조로 돼 있으니 영화산업이 제대로 설 수 없었던 것이다.
영화비리 패턴은 세가지다.수입업자는 수입가를 조작해 탈세하고,극장주는 입장권 판매를 속여 탈세와 문예진흥기금을 떼먹는다.
그 다음 영화배급을 둘러싼 수입업자와 극장주간의 나눠먹기식 흥정이다.영화를 개봉해주는 조건으로 거액의 커미션을 챙긴다.개봉극장에서 한번 상영했다는 사실만으로 지방흥행과 비디오로 잘 팔린다는 이점을 노린 뒷거래다.이런 여러 비리가 뒤범벅돼 계파와파벌이 생기고 암투로 이어진다.
어째서 이런 비리구조가 생겨났을까.영화업이나 극장업이 너무나영세한 탓이다.오로지 한탕주의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만큼 비빌 언덕이 없다.그 대안으로 대기업이 영상산업에 참여하고 「독립영화」란 새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영상산업을 주 도할만한 위치에까지 이르지 못했다.이러니 자연 영향력있는 몇몇 제작자와 수입업자에게 힘이 쏠리게 되고 이들간 비리가 관행으로 이어져온 것이다. 이번 영화계 비리수사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과대책이 있어야 한다.기존의 비리구조를 척결하고 투명한 영화업계의 판을 새롭게 짜야 한다.능력있는 감독과 제작업자가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새 풍토를 조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이를 위해선 정부가 영상산업진흥법을 빨리 만들어 영화제작을 적극지원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극장 또한 중요한 문화공간의 하나다.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수익이 없으니 비리에 빠져든다.세제지원을 통해 문화공간기능을 할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대기업 또한 영상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영화풍토를 새롭게 개선하고 좋은 영화 를 만드는 장기적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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