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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아우디 A3, 핸들 거칠게 돌려도 미끄러짐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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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치백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낯이 익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자동차 업계에서 해치백은 ‘백전백패’의 애물단지였다. 해치백은 안 된다는 것을 먼저 깬 것은 수입차다. 2006년 푸조의 307SW가 나오면서 트렁크가 없는 해치백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어 골프 GTI도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자극받은 현대차가 지난해 i30을 내놨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세단에 볼 수 없는 날렵한 후면 디자인뿐 아니라 여유 있는 실내공간, 짐을 실을 때 허리를 굽혀야 하는 세단보다 편리하다는 것이 입소문을 탔다.

이달 초 아우디코리아가 출시한 A3는 이런 장점을 모두 갖춘 해치백 차다. 소형차지만 실내공간은 결코 작지 않다. 2열 의자를 접으면 적재공간은 동급 세단의 두 배가 된다.

디자인은 이 차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전면부에서는 아우디만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인 ‘싱글 프레임’과 LED가 보석처럼 박힌 헤드램프가 눈길을 끈다. 옆모습은 낮게 깔린 바닥과 긴 선들로 스포츠 쿠페 같은 날렵함을 풍긴다.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뒷모습은 해치백 특유의 깜찍함이 느껴진다.

실내는 꼭 필요한 기능만 효과적으로 배치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시트는 운전석·조수석 전동이 아닌 레버 방식이다. 두 개의 레버를 사용하지만 간단히 조작할 수 있다. 소형차에 전동시트는 사치스럽지 않을까.

성능은 놀랍다. 직렬 4기통 2.0L TFSI 엔진은 최대 200마력에 최대 토크는 28.6㎏·m를 낸다. 아우디 A4와 골프 GTI에서 인정받은 터보 엔진이다. 스포츠카와 한판 붙을 만한 자신감을 준다. 전륜구동이라 엔진은 가로 배치했다. 6단 자동기어는 빠른 변속이 이뤄져 가속력을 더해준다. 변속충격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엔진 회전 수가 4000rpm까지 올라가도 엔진음은 무척 부드럽다. 조용한 실내는 아우디의 꼼꼼한 마무리 솜씨를 보여준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으면 A3는 시속 200㎞에 그리 힘들이지 않고 도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6.9초.

코너에서 핸들을 거세게 잡아 돌려도 미끄러짐을 허용하지 않는다. 단단한 차체에서 오는 주행 성능이다. 차체는 가벼운 데다 엔진의 힘은 넘친다. 연비는 L당 11.6㎞다.

소형차지만 MP3 사용이 가능한 오디오 시스템, 속도 감응형 스티어링, 후방 장애물 센서 등은 기본이다. 고급형에 달린 파노라마 선루프는 실내를 더욱 커보이게 한다. 가격은 기본형 3950만원, 고급형 4290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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