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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非理' 사건발단서 사퇴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성호(李聖浩)보건복지부장관이 12일 밤 전격 사임했다.
청와대는 12일 낮까지 李장관이 부인 박성애(朴聖愛)씨의 거액 금품수수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 주장을 믿었다.李장관은 자기관리가 비교적 철저한 사람으로 평판이 나있었기때문이다.
李장관은 『결백을 밝혀달라』며 부인을 검찰에 보내 수사요청까지 해 청와대로서도 반신반의하면서도 李장관을 일단 믿었다는 것이다. 朴씨는 오후3시쯤 검찰에 나가 처음엔 『모른다』고 부인했으나 자신이 배서한 어음을 수사관이 제시하자 『남편은 모르는일』이라고 울면서 시인했다.
검찰은 수사결과를 청와대 문종수(文鐘洙)민정수석에게 전했다.
文수석의 보고를 받은 김광일(金光一)비서실장은 오후6시30분쯤청와대 본관 대통령집무실로 올라갔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金실장의 보고를 받고 『일단 국무총리로 하여금 李장관을 불러 이 내용을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
오후7시30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李장관이 왔다.이수성(李壽成)총리 앞에서 文수석은 검찰수사 내용을 李장관에게 들려주었다.李장관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그리고 혼잣말로 『제 처가 끝까지 내게 왜 말을 안했을까』라며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는 것. 金실장이 『수사결과를 한번 확인해 보는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하자 李장관은 『그럴 필요가 없다.대통령께 누(累)를 끼쳐죄송하다.사직서를 쓰겠다』고 말했다.무거운 분위기속에 이례적인퇴진 과정은 짧은 시간에 끝났다.
金실장은 이 결과를 오후9시30분쯤 金대통령에게 보고했다.13일 오전 金실장은 이같은 과정을 소개했다.그러면서 金실장은 『李장관이 부인이 돈받은 사실을 정말 모른 것 같다』며 『그러나 국민들이 믿겠느냐.추가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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