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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션 공간을 바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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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호 11면

가벽을 시공하는 가장 큰 목적은 공간 분할이다. 거실과 이어진 주방에 가벽 파티션을 만들면 주방을 아늑하게 꾸밀 수 있고, 안방에 가벽을 활용하면 반듯한 사각형 모양의 방에서 느껴지던 단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더불어 재미난 가구 배치도 가능해진다. 예전에는 안방(침실)을 일자형 가벽으로 나눠 서재나 옷방(드레스룸)으로 활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현관·거실 등 다른 공간에 디자인이 가미된 가벽을 시공하는 예도 많아졌다. 현관 가벽 한쪽 면에 책장을 시공하거나, 거실 가벽의 반을 블라인드로 시공하는 방식은 디자인은 물론 실용성을 고려한 아이디어다.
물론 주의할 점도 많다. “가벽을 시공할 때는 공간의 목적과 사이즈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의 공간을 둘로 분할하기 때문에 공간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데, 집주인이 강조하고 싶은 공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실패가 없죠.”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오상화 실장의 조언이다. 반면,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조희선 실장은 조명과 디자인에 중점을 둔다. “가벽을 시공하고 나면 높은 벽 때문에 빛의 전달이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분할된 양쪽 공간에 모두 조명 공사를 계획해야 합니다.”

방배동 오미희씨 집/석촌동 최윤정씨 집/수원 류창희씨 집/죽전동 김소나씨 집/목동 안현주씨 집

TV 노출과 공간 분리, 일석이조 효과의 거실 가벽_방배동 오미희씨 집
오미희씨 집은 204.96㎡(62평)라 거실도 넓었다. 현관을 들어서면 복도식으로 돼 있어 따로 현관 가벽을 세울 필요도 없이 거실 공간을 지켜주는 구조다. 하지만 현관과 마주하는 벽은 늘 TV를 놓아 두게 되는 고정적인 공간으로, 외관상 깔끔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창문을 등지고 TV를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오미희씨의 의견에 따라 거실 중간에 가벽을 세워 벽걸이형 TV를 걸었다. 가벽을 비추는 천장 조명과 대리석 속에 금속 라이팅 장치를 설치해 은은하게 반짝이도록 한 디자인은 빛에 따라 벽의 느낌을 다르게 만들어서 인상적이다. 게다가 일반 대리석이 아니라 사암과 천연 대리석이 결합된 신비로운 패턴의 제품이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물론 현관에서 들어올 때는 깔끔하게 가벽 기둥만 보인다.

포인트 이 가벽의 특징은 위쪽과 아래쪽 사이에 여백을 두는 데 있다. 따라서 위쪽 가벽의 사이즈와 아래쪽 가벽 사이즈를 다양하게 조절하면서 다른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오미희씨 집 가벽처럼 아래쪽 가벽 사이즈를 높여서 벽난로를 설치하거나 아예 낮춰서 화분 등으로 장식할 수도 있다. 게다가 가벽에 홈을 파서 장식 공간을 만들면 리모컨이나 DVD 등 관련 용품을 수납하거나 소품으로 장식할 수 있다.
시공비 가벽 폭 25㎝, 높이 240㎝, 가로 180㎝. 대리석+금속 작업+라이팅 포함 400만원
디자인 이지순(플랜잇, www.planitdesign.co.kr)

효율적인 공간 분할이 가능한 아이 방 창문 가벽 _석촌동 최윤정씨 집
최윤정씨는 이번에 유치원을 가면서 자기 방을 가지게 된 딸 예원이를 위해 방을 좀 더 특별하게 꾸며 주고 싶었다. 호기심 많은 다섯 살배기 딸이 계단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해 2층 침대를 놓아 주기로 한 것. 그리고 아지트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이중창 쪽으로 가벽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베란다 확장은 돼 있는 상태라 따로 시공할 필요가 없었고, 안쪽 창 가운데 왼쪽을 철거한 뒤 창틀에 꼭 맞는 가벽을 시공해 오른쪽 창을 열고 닫는 데 문제가 없도록 했다. 가벽 설치 후, 그 앞 공간을 2층으로 분리해 사용할 경우 계단을 어느 방향으로 놓는가에 따라 공간 효율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채광·통풍·안전성을 고려한 계단 시공이 필요하다. 스타일리스트 박희주 실장은 아직 아이가 어린 점을 감안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 환기 시에도 열고 닫기 편하도록 방문 쪽으로의 시공을 추천했다. 창밖으로는 롯데월드와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아이가 바깥 풍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가벽에 미니 창문도 냈다. 침대 아래쪽은 소꿉놀이를 할 수 있도록 꾸몄는데, 책상을 넣어서 안락한 분위기의 서재를 만들어도 된다.

포인트 창문 쪽에 가벽을 세울 때는 오른쪽, 왼쪽 두 개의 창틀 사이즈가 일정한 것이 좋다. 그래야 모양새도 좋고 창문을 열고 닫을 때 덜 열리거나 덜 닫히는 경우가 없다.
시공비 가벽 시공+나무 소재로 만든 2층 침대(일체형) 400만원
디자인 박희주(호 디자인, 019-373-1827)

붙박이장 비용까지 절약시킨 안방 가벽_수원 류창희씨 집
115.7㎡(35평)임에도 실평수는 132.23㎡(40평)로 주거 공간이 꽤 넓었다. 하지만 수납 공간이 적고 공간 활용도가 낮은 것이 아쉬워 7월 초 입주하면서 아예 개조를 하고 들어왔다. 드레스룸과 파우더룸까지 따로 있는 안방은 가로세로 1800×2200㎝로 주문 제작한 대형 매트리스를 넣고도 침실로만 사용하기에는 너무 넓었다.
아늑하고 포근한 침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전창이었던 발코니를 확장하고 ‘T’자형 가벽을 설치한 뒤, 가벽에 채광창을 내어 환기와 채광을 해결했다. 가벽 뒤는 보조 드레스룸과 다용도실을 겸한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드레스룸에는 지금 입을 수 있는 옷들을, 침대 헤드 보드 뒤 공간은 사계절 옷을 모두 걸어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붙박이장을 만들까 생각했지만 설치 가격이 자당 15만~20만원 정도인데 안방의 길이가 굉장히 긴 구조로 20자 정도 됐다. 그런데 가벽을 설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300만~400만원 정도를 절약하고도 온전한 침실 공간을 만들어 안락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됐다.

포인트 헤드 보드 가벽 중간에는 직사각형의 구멍을 만들어 조명도 설치했다.
시공비 가벽 재료&시공비 150만원.
디자인 조희선(꾸밈 by 조희선, www.ccumim.com)

좁은 침실을 쓸모 있게 분리해 준 반 가벽_죽전동 김소나씨 집
김소나씨 집은 82.65㎡(25평)에 방 세 개가 있는 구조로 방 하나는 침실로, 나머지 두 개 방은 드레스룸과 서재로 사용한다. 그중 침실은 침대 하나만 들어가도 꽉 차서 화장대를 놓는 것도 여의치 않을 정도. 이 때문에 다른 가구나 인테리어를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반 가벽이다.
먼저 파티션의 높이를 허리선으로 낮춰 답답함을 없애고 ‘ㄷ’자형 가벽으로 벽을 따라 침대 옆과 발치 아래쪽 삼면, 그리고 매트리스 베이스까지 맞춰 공간에 아늑함을 주었다. 최대한 심플한 가구 배치는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므로 다른 가구는 최소로 줄였다. 매트리스 아래에는 수납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서랍을 만들고, 가구의 최소화를 위해 침대와 가벽 일체에 스탠드 테이블과 콘센트까지 함께 설치했다.

포인트 가벽을 세울 때 함께 신경 쓴 것은 조명이다. 천장의 등을 중간에 두지 않고 양쪽으로 나눈 후, 조도 조절이 가능한 작은 조명 두 개를 달았다.
시공비 가벽 폭은 10㎝, 가로 205㎝, 세로 220㎝, 높이 90㎝. 일반 목재에 MDF 합판으로 두 번 마감했다. 외부는 탈착이 편리한 스티커 타입의 골드 컬러 인테리어 필름으로 마감했다. 시공비는 200만원대.
디자인 박세원(J. W. Alice, 02·555-1779)

거실 노출을 막아 주는 현관 가벽_목동 안현주씨 집
115.7m²(35평)의 안현주씨 집은 거실이 직사각형으로 긴 구조였다. 현관에 들어서면 거실은 물론 소파까지 훤히 들여다보여서 이것을 가려줄 파티션 개념의 가벽을 만들기로 했다. 한데 평수에 비해 거실이 넓은 편도 아닌 데다 거실 형태가 길다 보니 파티션 앞으로 애매하게 버려지는 사각지대가 생겼다. 스타일리스트는 이 공간을 활용해 요즘 유행하는 ‘거실 서재’를 꾸미자고 제안했다. “집이 좁아 보이지 않을까요?” 집주인의 우려가 컸지만 책장의 폭을 30㎝로 좁게 디자인한 뒤, 현관에서 마주하는 가벽 신발장도 같은 폭으로 할애하자 차지하는 면적은 의외로 적었다. 더욱이 ‘ㄱ’자로 꾸민 거실 서재 중간에 투명한 유리블록 디자인의 붙박이 문을 시공하자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포인트 신발장 및 오크 집성목으로 시공한 선반의 가장자리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마감했다. 유리블록 도어와도 잘 어울리고, 나무 책장의 무거운 느낌을 모던한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반의 위치를 달리해서 디자인적 재미도 느껴진다.
시공비 유리블록 도어가 있는 가벽은 너비 200㎝, 오른쪽 책장은 너비 190㎝. 신발장 포함 시공 가격은 110만원대.
디자인 오상화(마이우스, 010-7507-8880)


사진 조상우, 박상현, 유건욱 기자(SB1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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