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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프런티어>인터넷서 PC통신 가능SW를-정승훈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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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인터넷.PC통신등 컴퓨터통신이 창출하는 사업의 세계는 무한한가능성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이버 스페이스(가상공간)를 일터로 삼아 필생의 과업을 일구는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가 본다.
[편집자註] 광활한 우주공간을 탐험하고 싶었던 한 소년.그는틈이 나는대로 망원경을 들고 하늘을 쏘다녔다.하지만 소년은 청년이 되면서 우주보다 더 넓은 신세계를 택해 프런티어(개척자)를 자임하고 나섰다.그가 택한 것은 바로 「사이버스페이스(가 상공간)」다.
정승훈(鄭丞勛.26.서울서대문구대신동)씨.그는 두 개의 직함을 갖고 있다.연세대 컴퓨터과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연구원.이 때는 학업에 전념하는 컴퓨터공학도의 모습이다.하지만 4평남짓 자취방으로 돌아온 그에게서는 어엿한 사업가의 체취 가 배어나온다.또 하나의 직함은 인터비비에스 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자취방 구석 테이블 위에 놓인 워크스테이션과 펜티엄 PC는 오늘도 주인의 귀가를 반가이 맞는다.이 곳에서 개발되는 프로그램은 「인터넷BBS시스템 개발도구」.인터넷에 접속한 상태에서 PC통신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전 에는 PC통신에 접속한 뒤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하지만 정씨가 개발하는 프로그램은 이 방식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고는 있지만 많은 한국인들에겐 정보가치가 큰 편은 아닙니다.언어의 문제도 있고요.』 그래서 인터넷을 이용하다 필요한 정보를 PC통신으로 찾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이렇게되면 PC통신 정보를 웹(WWW)으로 끌어와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주 초보적인 작품을 만들어 하이텔.천리안등을 찾아갔다.
『반응은 아주 좋았어요.하지만 상품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리더군요.』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아예 지난 7월 사업자등록을 내고 회사를 차려 정식으로 도전장을 냈다.직장을 다니는3명의 친구가 틈틈이 프로그램을 손봐주고 있다.문제가 생기면 전자우편으로 의견을 교환한다.
정씨는 4개월째 오전3~4시까지 강행군이다.연구소에서 공부를한뒤 오후3~4시 귀가하면 12시간동안 프로그램과 씨름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했던가.그의 프로그램은 벌써 소문이 나 아이네트등 인터넷서비스업체에서 채택하겠다고 나섰다.
『프로그램은 12월께 개발완료될 예정이지만 아이네트 망을 통해 이달 중순께 테스트판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인터넷으로 증권정보를 얻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프로그램이 잘 팔리더라도 자취방 사무실은 지금 그대로 둔단다.당 장의 「빌게이츠」가 되기보다는 차근차근 정도(正道)를 밟아 「4평 자취방 신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프런티어의 야무진 각오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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