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입과 한국의 무역' 토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이 결정됨에 따라 그영향과 구체적 대응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한국무역협회와 중앙일보는 공동으로 「OECD 가입과 한국의 무역」이라는 주제로 무역부문을 중심으로 OECD 가입 효과와 대 응과제에 대한토론회를 지난달 30일 서울삼성동 무역회관에서 개최했다.
[편집자註] ***참석자***양수길(楊秀吉.교통개발연구원 원장) 유득환(柳得煥.한국무역협회 부회장.사회)이영선(李榮善.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한덕수(韓悳洙.통상산업부 통상무역실장) ▶유득환부회장=OECD가입은 국가와 국민생활은 물론 대외무역 측면에서 우리에게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봅니다.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는지요.
▶양수길원장=첫째,국가이미지 제고를 들 수 있습니다.일반적으로 선진국들이 개도국에 대해 많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게 사실입니다.예를 들면 노동착취.부정부패.환경보호 미흡등을 들 수 있겠지요.
그러나 OECD 가입을 계기로 이러한 이미지를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한국상품의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또 하나는 투자측면에서의 효과인데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증가되고 다국적 기업의 활동이 촉진돼 무역과의 상승 작용을 일으켜 교역이 크게 활성화된다는 점입니다.
▶이영선교수=이미지 제고와 이에따른 한국상품 제값받기,해외건설수주 참여기회 확대,과학기술분야에 있어서의 정보확충등이 주로OECD 가입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OECD에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모든 이익이 주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특히 OECD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제도를 개혁해야 할 부담도 있습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OECD를 활용 하고자 하는우리의 노력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양원장=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예를 들면 환경덤핑 방지,고부가가치제품 생산등 스스로의 노력이 수반돼야지요.이런 차원에서 우리가 88올림픽때 했던 것처럼 기업 스스로 OECD가입을 원년으로 삼아 실천전략을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덕수실장=OECD의 이념은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입니다.따라서 과거와 같은 정부의 보호정책이나 경쟁제한적인 정책은 더 이상 불가능합니다.
그런 면에서 OECD 가입은 우리가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원칙을 집행한다는 것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이고 이를 이점으로 활용해야 됩니다.예를 들면 통일될 경우 예상되는 막대한 비용도단기적으로 해외에서 충당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 OECD 가입이 우리의 국가 신인도를 올려줘 통일비용을 해외에서 조달할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유부회장=OECD가입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기위해서는 각 경제주체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정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양원장=초기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경제대국으로서의 주체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특히 OECD내에는노조나 경영자가 참여하는 기구도 있기 때문에 정부뿐만 아니라 노조.경영자의 적극적인 참여의지가 필요합니다.정 부정책과 관련해서는 편법적인 규제가 상존해 있는데 이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요구됩니다.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공요금 억제정책입니다.소득분배차원에서 정부가 억제하는 것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 결과 기업의 활동여건이 악화돼 효율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이런 점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교수=OECD는 기본적으로 룰에 의해 움직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우리 사회의 룰을 어떻게 세우고 준수하느냐 하는 것은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의 근검.절약 필요 따라서 미래지향적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우리의 제도나 법령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그리고 자본자유화 과정에서도 국내 저축의 역할은 중요하기 때문에 자본축적이 가능하도록 개개인이 근검.절약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 니다.또한 각종 정보확대를 기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한데 국가차원에서 국제관련기구에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파견해 활용해야 합니다. ▶한실장=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즉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주느냐는 것도 중요할뿐더러 이를 위해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그런 면에서 정부의 규제완화와 규제의 선진화가 필요 합니다.
규제의 선진화는 예들들면 모든 자동차에 실시하는 사전적 안전점검을 사후적인 규제로 바꿔 업체 스스로 정부가 정한 기준을 준수토록 하고 다만 사후적인 표본조사를 통해 이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업체를 처벌하는 식이 돼야 할 것입니다.
특히 향후 정부정책의 기본이 금융및 재정정책과 같은 거시적인분야에 집중될 것이고 미시적인 정책중에서는 사회간접자본의 확충및 교육.기타 기업에 도움이 될 정보제공등 전통적인 부분에 주안점을 둘 것입니다.
기업측면에서도 과거처럼 정부의 특혜나 금융대출을 따내는 경영자가 훌륭한 경영자로 평가받는 현실이 지속돼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금융.재정등 정책에 주력 ▶양원장=OECD는 노동자나 소비자 보호측면에서는 규제가 매우 엄격합니다.이러한 선진적 규제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관행의 선진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번은 OECD 차원에서 특수한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해 관련되는 국내기업에 2만여달러의 기금후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되자 OECD안에서 적지 않은 비난이 일었던 예도 있습니다.선진국의기업관행에 비춰볼 때 흔치않은 예라고 볼 수 있 지요.
▶유부회장=각 경제주체가 해야 할 과제와 관련해 기업.국민.
정부가 특정사안에 대해 공동의 이해가 성립돼야 성공률이 높아질것으로 생각됩니다.OECD 가입을 계기로 지금부터 실천가능한 계획을 가시화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교수=이미 다른 분이 지적하셨지만 규제의 선진화가 필요합니다.즉 필요하지도 않거나 지킬 수도 없는 규제는 과감히 제거돼야 합니다.이같은 규제를 열거하자면 한이 없습니다.
▶양원장=책임.의무와 관련해 무임승차 의식이 문제입니다.규제나 규범은 집행하되 효과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쪽으로 전면적인 검토작업을 벌여야 할 때입니다.
***정치.언론의 역할도 중요 ▶이교수=미국의 경우 건축감리제도는 사후에 하게 돼있어 지키지 않을 경우 혹독한 제재가 가해집니다.규제는 지켜서 이득이 있을 때 지키게 되므로 역시 규제의 선진화가 필요합니다.
▶한실장=OECD 가입을 계기로 자유를 누리는 만큼 책임도 뒤따르는 식의 제도개혁이 필요합니다.
▶유부원장=OECD에는 환경.소비자정책.고용.노동.사회문제등모두 26개의 위원회가 있으며 경제외적인 문제와 관련된 위원회도 많이 있습니다.우리의 삶의 질과 관련해 이를 한단계씩 제고시키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며 모든 분야에서 합리성 이 추구돼야 할 것입니다.
▶양원장=각종 제도와 규범의 정착이 필요한데 우리의 경우에는정부의 정책운용이 단기적이고 대증요법적이어서 불필요한 제도도 많고,결과중심적으로 흐를 때가 허다합니다.
따라서 경제운용방식 자체를 중.장기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지난 달에 국제수지 적자를 보았으니 당장 경제팀을 교체해야 한다는 식의 언론 보도방향도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정치와 언론의 역할이 제도나 규범을 정착시키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리=신성식 기자] 이미지 제고 큰 도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