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小도시 청약통장 무용지물-미분양 속출하자 선착순 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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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방 중소도시의 주민들이 갖고 있는 아파트 청약관련 통장이 무용지물이 됐다.
이 지역들에서 분양되는 아파트가 워낙 안팔리자 소비자들이 아예 통장이 필요없는 선착순 분양을 선호,청약제도가 유명무실해지게 된 것이다.
미분양이 일상화된 지역에서는 그래서 새로 청약관련 통장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고 있고 주택업체들은 순차적으로 접수받던 1~3순위 신청을 하루에 모두 처리하기도 한다.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지방중소도시의 주택보급률이 거의90%대를 육박해 수요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굳이 미분양될게 뻔한데 1~3순위때 신청해 재당첨금지(민영주택 5년,국민주택 10년)라는 불이익을 당할 필요가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또 이때 신청하면 컴퓨터로 무작위 추첨을 하기때문에 좋지 않은 동호수에 당첨 될 수도 있지만 선착순으로 신청할때는 원하는 동호수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것도 통장청약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주택공사가 8월 분양을 시작한 천안쌍용지구 21~23평형아파트 1천80가구는 1~3순위 신청자가 한명도 없었으나 선착순 접수때 1백90명이 신청했다.
청주분평 17~21평형 주공아파트 4백90가구는 9월11일 1~3순위 청약때 30명만이 신청했다.대량미분양되자 주공측은 이들을 선착순 신청자로 바꿔줘 동호수를 선택하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이를 반영하듯 9월말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청약저축 가입자수도 지난해말에 비해 19.3%나 감소했다.전국 평균 감소율(14.4%)보다 더 높은 것이다.
반면 광역시나 대도시는 아직 수요가 탄탄한 탓인지 순위내에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다.신규수요도 있지만 새집을 찾고 집크기를넓히려는 수요도 포함돼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대전효동(7백13가구).광주학동(2백50가구)에 분양한 아파트는 각각 75%,1백%,삼성물산의 수원율전동(4백84가구)은 1백% 3순위내에서 신청해 지방중소도시와대조를 보였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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