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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사회>MBC.화려한 휴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애인』의 뒤를 이어 28일부터 방영되는 MBC-TV 새 월화미니시리즈 『화려한 휴가』(극본 한태훈.연출 이승렬.사진)는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첩보액션물이다.
지난 24일 시사회를 통해 본 영상은 미국 대중문화에 치우친우리 사회의 문화사대주의적 요소들과 폭력의 교묘한 결합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큰 줄거리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부모를 잃은 미국유학생 강주훈(최재성 분)이 결국 누이마저 잃고 애인까지 종적을 감추게 된 것에 격분,마피아와 손잡고 반민주적 인물들을 제거한다는 내용. 여기에 강주훈을 이용해 제주도를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마피아,비밀테이프를 놓고 그를 추적하는 국내외 정보조직과 일본 야쿠자,국내 폭력조직사이에 암투가 전개되면서 드라마는 첩보수사물의 형태를 띠어간다.
강주훈의 행적을 추적하는 이정민(유인촌 분)형사와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비밀테이프와 강주훈 가족에 얽힌 비밀이 실타래처럼풀려나간다.
이승렬PD는 『역사적 메시지를 강하게 부각시키기보다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기획의도와는 달리 필요이상의 액션장면이 눈에 거슬리고 광주항쟁과의 연결고리도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강주훈의 응징은 폭력조직의 음모와 구분되지 않는 행동 때문에「반민주.반역사 세력에 항거하며 정의를 묻는 한 영혼의 절규」라기보다 개인적 원한관계로 치부되기 쉽다.이 부분에 이르면 광주항쟁이 왜 이 폭력 드라마에 끼였는지 헷갈리게 된다.
작가는 「마피아」「LA」「FBI」등을 소재로 한 미국영상 문화가 몸에 밴 한국관객의 체질에다 광주항쟁이란 절대선의 소재를차용,미국식 폭력물을 만들면 상품성이 얼마나 높아지는가를 알고있었다.
이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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