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복합상영관 신.개축 러시 서울 극장가 지각변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내년부터 서울시내 극장 지도가 지각변동을 일으킨다.종로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만 20개이상 상영관이 늘어나고 강남.신도시지역에도 대기업이 짓는 고급 복합상영관이 속속 들어선다.
가장 변화가 뚜렷한 곳은 전통적 극장가인 종로3가.단일상영관으로 터줏대감역을 하고 있는 단성사.피카디리극장이 내년중 복합상영관으로 개축공사에 들어간다.
단성사는 내년 4월 지하5층.지상12층 건물로 개축공사를 시작,98년 모두 4천6백~5천8백석 규모의 7~9개 상영관으로탈바꿈할 계획이며 피카디리극장도 내년중 부속극장 피카소건물에 극장(3백석) 두 곳을 신설,4개 복합상영관으로 개조될 예정.
또 서울극장이 현재 3개관에서 4개관(1천6백석 규모)을 더늘리는 공사를 진행중이며 5개관(2천41석)을 갖춰 국내 최대규모인 명보극장 역시 내년중 3개관을 증축,1천5백~2천석을 늘릴 예정이다.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잘 알려진 종로1가 코아아트홀(3개관 5백40석)도 올초 극장 건너편에 10층 높이의 신관 「시네코아」건축에 들어가 각 3백72석 규모의 극장 4개관을 내년 9월완공할 계획이다.허리우드극장 역시 내년 설날 직 후 개축에 들어가 1천석 규모의 3개관으로 탈바꿈한다.
이렇게 되면 전통적 극장가인 종로2~3가와 종로에서 충무로를잇는 지역에만 최소한 23개 극장이 새로 들어서게 된다.
강남지역에선 현대가 3호선 압구정역 네거리에 지하3층.지상12층 규모로 1천50명을 수용하는 3개 복합관 「시네플러스」를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중이며 부도심지역엔 지난해 영화업에 뛰어든 제일제당이 2호선 강변역 부근에 1 천8백77석 규모의 12개짜리 복합상영관을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제일제당은 또 일산.분당에도 대형 복합상영관 착공에 들어간 상태.이들 영화관이 완공되면 강북과 강남의 이원적 극장 판도가 동서 서울권~신도시까지 사방으로 확장 돼 관객 저변 확대에 큰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이같은 복합상영관 붐은 지난 94년프린트 제한 철폐로 한 작품이 동시에 수십군데서 개봉되는 소위와이드 릴리스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대형 단일개봉관의 입지가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 됐기 때문.
또 대기업의 영화업 참여가 늘면서 이들이 자체 배급망 확보를위해 복합상영관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는 것도 원인.복합상영관이보편화되면 일단 관람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우선 새로 짓는 복합상영관은 9월부터 발효된 개정 공연법 에 따라 좌석 앞뒤 공간이 95㎝ 이상으로 널찍하고(기존은 80~90㎝),디지털 시스템등 고급 음향시설이 기본으로 갖춰지게 된다.또 볼 영화를 정한 뒤 극장을 찾는 대신 극장에 가서 영화를 고르는 방식이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복합상영관 붐은 극장업자들이 선호하는 직배사 할리우드외화들의 입지만 넓혀주는 결과를 빚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란 우려도 있다.흥행력이 약한 한국영화는극장잡기가 별로 수월해지지 않는 반면 직배사는 늘어난 극장을 상대로 유리한 거래조건을 확보하는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