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쑤시개도 수출 효자” 그때 기억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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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1963년 서독에 갈 광부 367명이 뽑혔다. 대졸자가 20%였다. 그들을 신사 광부라 불렀다’.

‘이쑤시개도 수출에 한몫했다. 1976년에 200만 달러어치, 28억5714만 개를 수출했다’.

한국통계진흥원이 정부 수립 60주년을 기념해 19일 펴낸 『대한민국을 즐겨라-통계로 본 한국 60년』(정경민·김영훈·손해용 공저·사진)의 내용 일부다. 광부 일화는 청년 실업률 변화 부분(244쪽)에, 이쑤시개는 우리나라 수출의 증가를 다룬 곳(28쪽)에 나와 있다.

『대한민국을…』는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 60년간 우리 사회·경제·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풀어냈다. 국토·인구·결혼·교통·범죄 등 갖가지 통계 100개를 골라 그 안에 담긴 사회상 변화를 그려냈다. 발상도 참신하다. 예컨대 국내 펀드 규모 변화 통계를 다루면서 ‘계’를 사모 펀드의 원조로 삼아 설명했다. 1953년에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4.8%였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5%였으니 누가 계에 들지 않고 은행에 돈을 맡기려 했겠느냐는 식이다. 상경한 시골 처녀의 애환을 그린 75년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처럼, 시대를 반영한 영화·소설 등도 인용해 엮어나갔다. 그러다 보니 통계숫자는 이따금씩 양념 삼아 등장하는 정도다.

지은이는 중앙일보의 현직 경제 부문 기자들. 자료는 과거 신문기사와 인터넷을 뒤져 찾았다. 필자들은 서문에서 “통계는 넣었으나 너무 통계스럽지 않게 그려보려 했다”면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낡은 사진첩을 보듯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네가 살아온 궤적을 더듬었으면 한다”고 했다. 통계청 쇼핑몰(shopmall.nso.go.kr)에서 판다. 1만4000원.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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