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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非메모리 매각 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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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씨티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에 비메모리 사업부문에 대한 인수 가격을 당초보다 75% 높은 925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가격 문제로 매각협상이 결렬됐던 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부문은 씨티그룹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10일 "씨티그룹 계열사인 씨티그룹벤처캐피탈이 지난 4일 인수가격을 9250억원으로 수정 제의했다"면서 "채권단은 운영위원회를 열어 씨티그룹의 잠정 제안서에 대해 논의했으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 많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씨티그룹이 제시한 가격 수준에 큰 불만은 없다"면서 "하지만 인수금융의 규모와 조건에 대해서는 채권단 내에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은 "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매각협상이 결렬된 것은 가격에 대한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씨티그룹이 가격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외환.산업.조흥.우리은행 등 10개 금융회사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주 중 각 채권 금융회사의 의견을 취합하기로 했다. 씨티그룹도 이른 시일 내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공식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각 채권 금융회사의 의견이 모아지면 오는 20일을 전후해 채권단 전체회의를 연 뒤 6월 말 하이닉스 주주총회를 열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씨티그룹은 잠정제안서에서 인수가격을 9250억원으로 쓰고, 35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은 인수자가 특정 사업부문을 인수할 때 채권단으로부터 일정 조건으로 빌리는 인수자금이다.

채권단은 당초 씨티그룹이 비메모리 부문의 인수가격을 5257억원으로 제안하자 이에 대해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채권단은 지난달 16일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비메모리 사업부문의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졌다며 씨티그룹과의 매각협상을 파기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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