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항버스 없어 시민들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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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재판 변론을 위해 전국의 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변호사 李모(46.서울서초구서초동)씨는 대구공항에만 들어서면 불안해진다.
기내 창가 구석자리에 앉은 날은 더욱 그렇다.다른 사람들보다늦게 내려 택시승강장 뒷줄에 서는 날이면 재판에 늦어지기 일쑤기 때문이다.
李변호사는 『대구처럼 교통체증이 심하고 인구가 많은 도시에 공항버스가 없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어떤 때는 택시를 잡는데 한시간 가까이 걸리는 일도 있다』고 불만을 얘기했다. 때문에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면 승객들 사이에 택시잡기 전쟁이 벌어진다.
한 승객은 『대구공항에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비행기가 멈추기전에 안전벨트를 풀고 짐을 챙겨 재빠르게 출입구 쪽으로 달려 나갈 채비를 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택시를 타도 도심까지 들어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출퇴근시간이면 공항 주변도로에 극심한 체증이 빚어지고 주말이면 인근 팔공산 나들이 차량까지 뒤엉켜 교통이 마비되기 때문이다. 시내버스 7개 노선이 공항 주변을 통과하지만 김포.김해공항처럼 정류장이 공항안에 있지 않고 먼 길을 나가거나 큰 길을건너야만 탈 수 있어 큰 짐을 가진 항공기 승객들은 이를 이용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4백27대 수용규모의 공항주차장도 주말이면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수백 늘어서 승용차 이용도 쉽지 않다.
더욱이 지난 2월 일본 오사카(大阪)노선 개통에 이어 중국 칭다오(靑島),홍콩.말레이시아.태국등 동남아노선 운항을 추진중인데다 중형기 취항도 가시화돼 항공이용객 급증이 예상되지만 이들이 이용할 적절한 교통수단으로서 공항버스가 운행 될 기미는 전혀 없다.
한국공항공단 대구지사측은 『공항에 버스승강장등을 준비해 놓았지만 대구시와 버스회사에서 아무런 건의나 문의해 오는 일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대구=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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