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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국회 첫 국정감사 눈에 띄는 아이디어.문제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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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 이정민.박승희 기자 = 국정감사는 스타의원을 배출한다.
굵직한 이슈를 만들어 내거나 숨어있는 비리를 밝혀내는 의원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것이다.이번 감사의 특징은 활약의원들이 상위별로 고루 나타났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변화는 전문가출신 초선의원들이 대거 등장,그결과 어느때보다 이색 아이디어와 문제 제기가 줄을 이었다.「난지도를 개발해 행정타운을 유치하자」「미국에서 개발중인 오존 먹는 차를 우리도 개발하자」는 등의 제안 이 대표적.
신한국당 맹형규(孟亨奎.서울송파을)의원은 『비무장지대(DMZ)내에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했고,발명특허를 1백여개나 보유한 국민회의 정호선(鄭鎬宣.나주)의원은 『전화번호내용을 수록한 반도체 칩을 개발하면 114 자동 안내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국민회의 조순형(趙舜衡.서울강북을)의원은 『부도회사를 관리하는 법관들에게 전문경영인 수업을 시키자』고 했고,김봉호(金琫鎬.해남-진도)의원은 『지하수 전산수맥도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안기부 출신 신한국당 정형근(鄭亨根.부산북-강서갑)의원은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북한의 공작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국방위에서는 예비역장성인 천용택(千容宅.전국구).임복진(林福鎭.광주남)의원의 활약이 돋보였다.林의원은 국방부 감사에서 『독도와 동해안의 레이더가 일본제여서 일본은 물론 북한도 그 기능이나 특성을 소상히 알고 있다』며 군 정보.통 신장비의 전면 재정비가 시급함을 지적했다.선거부정 진상조사,20억원+α설등 굵직한 정치적 사안을 떠안고 시작된 내무위에서는 신한국당의김학원(金學元.서울성동을).강성재(姜聲才.서울성북을).이재오(李在五.서울은평을)의원에 맞서 국민회 의 유선호(柳宣浩.군포).추미애(秋美愛.서울광진을).이기문(李基文.인천계양-강화갑)의원이 논전을 벌였다.秋의원은 특히 서울경찰청에 대한 감사에서 한총련학생들의 연행.수사과정에서 성추행등 인권침해가 빚어졌다고폭로,인권시비 공방을 불 러일으켰다.
신한국당 안상수(安商守.과천-의왕)의원은 법사위에서 『검찰의가혹행위를 대부분 무혐의 처리한 것은 검찰의 「식구봐주기」』라고 지적하는등 「인권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농림해양수산위에서 국민회의 김영진(金泳鎭.강진-완도)의원은전남여천 시프린스호 기름유출사건을 재조사,『정부는 기름유출량을7백에서 5천35으로 수정 집계했는데도 피해어민 보상은 7백을기준으로 했다』고 밝혀냈다.그는 『재보 상 청구』라는 승복을 끌어냈다.
건설교통위는 성수대교 참사 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안전 불감증」 폭로가 줄을 이었다.특히 경부고속철도 시험구간 16곳의 균열,전국 철도.교량 구조물의 붕괴위험등은 잊혀지기 쉬운 안전의식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
교육위에서는 국민회의 이협(李協.익산을).설훈(薛勳.서울도봉을)의원이 돋보였다.李의원은 가구당 한달수입의 15.8%인 13만원에 달하는 사교육비의 심각성을,薛의원은 서울대 수능성적결과 유출의혹을 제기하는등 맹공을 펼쳤다.
행정부를 상대로 한 2백99명 의원들의 각개격파 과정에서 제기된 폭로는 이밖에도 많다.국방위에서 신한국당 최병렬(崔秉烈.
서울서초갑)의원은 사회지도층 인사와 체육.연예인등의 현역판정률이 68.4%로 일반인들의 86.3%보다 낮다는 사실을 공개했다.재경위에선 금융기관의 PK인사 편중백서가 발표돼 화제가 됐다.국감 막바지에 터진 이양호(李養鎬)전 국방장관의 군 기밀누출 의혹도 정치권에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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