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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선거 '親인터넷'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누가 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미국 대통령일까.
다음달 5일(현지시간) 치러질 미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인터넷시대에 적합한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가상공간이 뜨겁다.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봅 도울 후보는 인터넷시대의 지도자를 자처하며 자국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선거전 초반 네티즌들을 끌어안은 쪽은 클린턴 진영.클린턴-고어 콤비의 「정보 슈퍼하이웨이」정책은 그 명칭만으로도 친(親)인터넷 성격.정보인프라를 국가적으로 구축해 21 세기 정보시대를 앞서가자는 이 정책이 네티즌들로부터 환영받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초반 클린턴 진영의 우세는 일련의 인터넷 정보소통 규제정책 때문에 흔들리기 시작했다.지난 2월 그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외설물.불건전 정보유통을 금지시키는 통신법안에 서명했다.당장 네티즌들의 반발이 터져나왔다.가상공간에 서는 정보소통의 막힘이 없어야 한다는 인터넷의 근본정신을 훼손했다는 비난이었다.더욱이 영장만 있으면 정부가 개인의 전자우편을 검열할 수 있다는 규정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살 정도.
네티즌들은 클린턴의 인터넷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른다며 지지대열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봅 도울이 이 틈새를 놓칠 리 없었다.그는 가급적 가상공간에서의 정보소통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여 네티즌들의 호감을 샀다.또 급증하는 외국 과학자들의 이민을 제한하자고줄곧 주장,실리콘밸리 과학자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등 클린턴과의격차를 많이 좁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공간에 대한 공화당의 정책이 구체적이지 않고 불확실하다는 평가는 도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특히 학교에서의 인터넷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작은 정부」를 주장하며 이 를 반대,네티즌들을 헛갈리게 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가상공간에서는 두 후보의 우열이 가려지지 않은채혼전양상이 지속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과연 미국 네티즌들은 누구에게 표를 던질 것인가.11월의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두 후보의 인터넷 정책을 냉철히 분석하는 네티즌들의 움 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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