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형 10명…아직까진 월급 수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검찰이 18대 총선 당선자 34명을 기소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의원 가운데 1ㆍ2심에서 당선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이 선고된 의원은 지난 10일 집계 기준 10명이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2명, 민주당 2명, 친박연대 3명, 창조한국당 1명, 무소속 2명. 이중 구속된 의원은 3명이고 6명은 불구속 상태다. 1명은 구속 뒤 보석으로 풀려났다. 국감이 한창인 가운데 직접 감사장에 갈 수 없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현재까지 국회 법안 대표발의 건수가 0건인 의원도 60%다.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의원들의 각종 수당을 제한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혈세 낭비’라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헌법에 반한다는 의견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당선 무효형 누구?=한나라당 구본철ㆍ윤두환 의원은 허위사실공표로 1심에서 각각 벌금 400만원과 150만원을 선고 받았다. 민주당 정국교 의원은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250억원을, 민주당 김세웅 의원과 무소속 이무영 의원은 1ㆍ2심에서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친박연대 비례대표인 서청원(1심 징역 1년6개월)ㆍ양정례(1심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ㆍ김노식(1심 징역 1년 보석석방), 창조한국당 이한정(1심 선거법 징역 2년, 공문서 위조 징역 1년), 무소속 김일윤(징역 1년6개월)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은 현재 항소심 또는 상고심을 진행하고 있다. 대법원에서 1심 또는 2심의 형이 그대로 확정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구속됐는데 통신요금비?=국회 사무처가 발간한 ‘18대 국회의원 수당 및 제 경비 지원안내’ 책자에 따르면 18대 의원은 월 수당 940여만원과 매달 차량유지비ㆍ통신요금비ㆍ입법ㆍ정책개발비 등이 포함된 600여만원의 활동지원비, 가계지원비 86만8400원 등을 수령한다. 지난 7월에는 상여금 명목의 정근수당으로 260만원이 지급됐는데 당시 구속 수감 중인 의원들도 함께 받았다. 의원 보좌관 A씨는 “기본 수당은 지급해도 정상적인 의정 활동이 불가능한 의원에게 통신요금비 등 활동지원비를 지원하는 것은 낭비”라며 “이것이 바로 ‘무노동 유임금’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좌관 B씨는 “의원직을 상실하느냐 마느냐의 중요한 기로에 서있는데 세심한 입법안이 나올 수 있겠냐”며 “보좌진들 역시 좌불안석으로 정책 개발에 매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날때까진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 수당 지급이 계속된다”며 “그러나 형이 확정되면 해당 달의 수당은 일할 계산돼 정산된다”고 말했다.

◇수당 제한해야=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지난 달 국회의원이 구금돼 직을 수행할 수 없는 기간에는 기본 수당을 제외한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등의 지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전원의 찬성을 얻어 이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최 의원은 “형이 확정되기 전까진 ‘죄가 있다 없다’를 말할 순 없지만 실제 입법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각종 수당을 받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시민단체 바른정치운동본부 전희경 정책실장은 “의원이 구속은 물론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는 경우 정상적으로 의정 활동이 불가능한데도 세비가 지급된다”며 “공탁 개념으로 기소가 된 날짜부터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때까지 모든 세비 지급은 중단하되 무죄일 경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수당을 일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공복’이 되겠다고 나선만큼 깨끗하게 소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강대 이현우(정치외교학) 교수는 “구속ㆍ불구속이 의정활동에 제약은 있지만 일부 수당을 소급 개념으로 홀드시킨다면 상징적 의미는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무죄추정의 원칙과 바로 충돌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마음은 불편하겠지만 법 개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지은 기자

[J-HOT]

▶ "주식밥 15년인데, 이런 어이없는 적은 처음"

▶ "주식 아직 바닥 아니다" 시골의사 목청

▶ '미녀는 괴로워' 김아중, 끙끙 앓는 속사정

▶ 앉아서 일 보는 여자들 손이 더 깨끗할까?

▶ "톱스타 톰 크루즈, 18m 높이서 추락사" 알고보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