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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북한경고 의장성명 채택 어떻게 이뤄졌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은 중국과의 줄다리기가 관건이었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는 지난달 25일 성명채택에 합의한 한.중외무장관 회담이후 성명서 초안을 마련했다.그러나 중국측은 문안에 대해 하나하나 이의를 제기했다.
양측은 5차례의 대사급 협의와 3차례의 실무협의를 통해 하나씩 타협점을 찾아냈다.우리가 주장한 「잠수함 침입(Intrusion 또는 Incursion)」은 「사건(Incident)」으로 바뀌었다.중국이 고집했던 「안보리가 주장했다 (Maintain)」라는 구절은 「강조했다(Stress)」로 변경됐다.
그러나 중국측은 두가지를 끝내 양보하지 않았다.「안보리가 심각한(Serious)우려를 표명한다」에서는 「심각한」을 없애고, 「잠수함 사건」앞의 「북한」(DPRK)은 빼자는 것이었다.
중국측이 완강히 버티자 한국대표부는 모든 이사국이 합의 해야하는 의장성명을 포기하고 더욱 강도높은 결의안 채택을 밀어붙이겠다고 통보했다.거부권행사를 꺼리는 중국이 양보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때마침 북한측이 큰 자충수를 두었다.
다급했던지 몇몇 우호적인 나라의 대사들에게 『의장성명이 채택되면 안보리도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협박(?)한 것이다.
가뜩이나 좌충우돌하는 북한에 대해 우려해온 중국으로서는 「이기회에 어느 정도 견제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마침내 중국의 친후아손(秦華孫)수석대사로부터 지난주말 만나자는 전갈이 왔다.
박수길(朴銖吉)대사가 유엔본부 209호실에 들어서자 秦 대사는 『날씨가 참 좋다.좋은 일이 있을 것 같지 않느냐』고 인사를 건넸다.
그날 저녁 朴대사는 외무부에 협상타결을 보고했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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