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러닝메이트가 당락 가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右)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9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향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방을 돌아다녔는데… 비교적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는 것 같데요."(이해찬)

"시대의 기운이 저한테 있는 것 아닌가요?"(천정배)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 후보들이 일요일인 9일 당사 기자실을 찾아 서로 승리를 장담했다.

개혁성에선 큰 차별화가 안 된다는 얘기를 들어온 두 사람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양 진영의 특색이 드러나고 있다.

이해찬 의원은 여당 정책위의장, 교육부 장관, 서울시 부시장 등의 경력을 앞세우며 CEO형 원내대표론을 주장한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젠 내수뿐 아니라 수출까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경제인들이 안심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원내대표는 선창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당 당선자) 152명의 다양한 의견을 통합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개혁대표론'을 내세우는 千의원의 약점을 꼬집는 발언이다.

뒤이어 기자실을 찾은 千의원은 "개혁은 정권이 힘을 갖고 있을 때 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울 때까지 기다리면 실패한다"고 말했다.

그는 李후보 지지성향을 보이는 일부 재야.운동권 출신 당선자들을 겨냥해선 "솔직히 말해 저의 개혁성을 평가해주리라고 믿었던 분들이 과거 연고에 따르는 것을 보고 좀 실망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들의 득표력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李의원과 한 배를 탄 강봉균 의원과 千의원 측의 홍재형 의원은 모두 경제통이다.

康의원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정보통신부 장관.재경부 장관을, 洪의원은 외환은행장.재무부 장관.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냈다.

이들 중 누가 더 많은 표를 끌어모을지 미지수지만 그것이 원내대표 승부에 직결될 것임은 틀림없다.

당내에선 김원기 의원 등 구(舊)민주당 중진, 김부겸 의원 등 일부 재선그룹, 유시민 의원 등 일부 개혁당 출신 등을 李후보 지지층으로 분류한다.

반면 정동영 의장 등 당권파와 이들이 영입한 인사, 신기남 의원.김한길 당선자 등 일부 3선 그룹은 千의원 지지자로 꼽힌다.

강민석.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