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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조커, 학교 가기 … 』 저자 모건스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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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5일 첫 방한한 수지 모건스턴.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 마음을 열어놓고 인생이 나를 데려가는 쪽으로 따라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왼쪽 사진은 방한에 맞춰 출간된 『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비룡소)와 『글쓰기 다이어리』(바람의아이들). [최승식 기자]

 하트 모양 안경부터 특별했다. 환갑이 넘은 할머니인데도 “난 내가 늘 열다섯 살 소녀 같다”고 말한다.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은 대부분 하트 모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14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야하는 먼 여행길. 엄마의 건강을 걱정하는 딸들에게 “혹시 아니, 멋진 한국남자 만나게 될지”라고 대꾸했단다. 톡톡 튀는 에너지와 감성이 자신의 작품세계와 똑 닮았다.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엉뚱이 소피의 못말리는 패션』 등의 작가 수지 모건스턴(63) 얘기다. 그가 15일 프랑스문화원 초청으로 첫 내한했다.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을 이어갔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오는 차를 운전해주신 분이 전에는 르 클레지오도 태우셨다고 하더라”며 “이번에 노벨상을 타셨으니 그 행운이 내게도 오지 않을까 기대된다”는 농담도 던졌다.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스 수학자와 결혼해 프랑스 니스에 정착했다. 두 딸을 낳아 기르면서 어린이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90여 편의 작품을 썼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작품만도 20여 편에 달한다. 그의 방한에 맞춰 이번 주에도 『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글쓰기 다이어리』등 두 권이 책이 번역 출간됐다.

“작가는 스파이”라는 모건스턴은 자신의 작품을 놓고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의 생활을 염탐해 끌어낸 이야기”라고 털어놨다.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말이 없어진 큰 딸과 대화하기 위해 쓴 책이고, 프랑스에서만 1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중학교 1학년』은 작은 딸 친구의 이야기란 것이다. 또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는 학부모로서 느낀 학교에 대한 분노를 담아 쓴 책이라고 말했다.

『엉뚱이 소피의 못말리는 패션』에 영감은 준 사람은 “조카 결혼식에 한쪽 귀에는 거미 모양의 귀걸이를, 또다른쪽 귀에는 바퀴벌레 모양의 귀걸이를 하고 네온사인 같이 화장을 하고 온” 작가의 언니다. 최근에는 내성적인 손녀 엠마를 모델로 『엠마가 학교에 갔어요』 등 엠마 시리즈를 쓰고 있다.

그는 작가의 역할에 대해 “독자에게 책 읽기와 글 쓰기의 즐거움에 대한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본격문학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기 위한 중간 역할을 어린이 문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아이가 책을 안 읽는다”며 고민하는 부모들을 향한 충고도 전했다. “절대 ‘책 읽어라’란 명령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읽어라’는 불가능한 명령문”이라면서 “대신 ‘즐거움의 전염성’을 활용하라”고 권했다. “부모가 먼저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그냥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는 조언이다.

20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모건스턴의 일정은 빡빡하다. 16일 서울 영훈초등학교와 경기도 교육청 강연회에 이어 17일에는 국내 아동작가들과 좌담회를 갖고, 18일에는 국립어린이도서관에서 글쓰기 교실 강사로 나선다. 또 18일 오후 5시와 19일 오후 4시에는 각각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영풍문고 강남점에서 사인회를 할 예정이다.

이지영 기자 ,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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