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사자 오늘 PO 대결 ‘좌파’가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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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두산과 삼성이 맞붙는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7전4승제)는 ‘왼손’과 ‘불펜’ 대결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양 팀은 16일 오후 6시 잠실 구장에서 1차전을 벌인다. 두산은 1차전 선발 투수로 김선우, 삼성은 배영수를 예고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과 선동열 삼성 감독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최소한 6∼7차전까지 가는 접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왼손에 달렸다=두산과 삼성은 나란히 좌타자들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산은 1∼3번 타순에 좌타자인 이종욱·오재원·김현수가 잇따라 포진해 있다. 삼성은 박한이·양준혁·최형우·채태인 등 선발 라인업 9명 중 4명이 왼손 타자다.

두산 톱타자 이종욱은 주루와 타격에 모두 능하며 3번 김현수는 올 정규시즌에서 타율·안타·출루율 등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삼성은 베테랑인 박한이와 양준혁 외에도 최형우가 정규시즌 두산전에서 7홈런(시즌 홈런 수는 19개) 16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채태인도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을 날리는 등 상승세다.

일반적으로 좌타자는 왼손 투수에 약하므로 결국 왼손 투수의 활약 여부가 양 팀의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그래서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는 두산 이혜천과 금민철, 삼성은 권혁·전병호·차우찬 등 왼손 투수의 어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경문 감독은 “승부처에서 왼손 타자들을 막기 위해 선발 요원인 이혜천을 불펜으로 돌릴 계획”이라며 “좌타자들한테 집중타를 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동열 감독 역시 “두산의 1∼3번 왼손 타자들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선발보다는 불펜=양 팀은 선발보다는 뒤로 갈수록 강한 마운드를 지니고 있다. 두 팀 투수 가운데 올 시즌 선발로 등판해 10승을 올린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다. 두산은 랜들이 9승으로 선발 투수 중 최다승이고, 삼성은 배영수가 9승이다. 삼성의 윤성환은 시즌 10승을 거뒀지만 선발승은 8승이다.

반면 두산과 삼성은 각각 불펜진이 8개 구단 중 최고로 꼽힐 만큼 막강하다. 두산은 이재우와 김상현·임태훈 등이 마운드 허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재우는 중간 계투로 팀 내 최다인 11승과 17홀드를 올렸고, 김상현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6승2패, 평균자책점 2.40으로 전천후 활약했다.

삼성은 정현욱·권혁·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가 건재하다. 정현욱도 불펜 요원으로 시즌 10승을 따냈고, 오승환은 3년 연속 구원왕에 오른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김경문 감독은 “정현욱과 권혁 등 삼성 불펜 투수들의 공을 때려내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 선동열 감독이 투수 교체를 잘하기 때문에 타자들이 잘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동열 감독은 “두산 불펜도 우리 팀만큼 좋다. 따라서 선취점을 내는 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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