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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가수 마이클 잭슨 서울공연 결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이 기대에 못미치는 관객동원에 그친채 13일 막을 내렸다.
첫공연이 있었던 11일의 경우 청중수는 객석의 60%수준인 4만여명에 그쳤고 13일에도 공연당일까지 표가 남았다.「천하」의 마이클 잭슨 공연을 앞두고 공연관계자가 표걱정을 하는 이변이 서울에서 벌어진 것이다.이 때문에 주최사인 태 원예능은 예상밖의 큰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다.한 관계자는 『평균 70%의 표가 팔렸다고 가정하면 입장수익 66억원에서 대관료.
문예진흥기금.부가세등을 빼고 39억원이 남는데 현재까지 집계된비공식적인 지출액은 46억원 가량』이 라고 말했다.
이같은 흥행부진에 대해 불경기와 공연반대운동의 여파란 분석도있고 올해 38세인 잭슨의 전성기가 지났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내의 공연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있게 들린다.공연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쨌든 10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공연을 본 것은 국내 공연사상 최대 기록』이라면서 『그나마 마이클 잭슨이니까 이만큼의 청중이 모여든 것이지 그 이상의 청중을 예상한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고 말했다.최근 음반판매에서 차지하는 우리 가요와 팝음악의 비율이 7대3으로 가요가 우세인 점을 감안하면 어떤 외국가수가 오더라도10만명 이상의 관객동원은 힘들다는 것이다.
또 8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잭슨의 팬층이 20~30대층에 몰려있어 기대했던 10대 관객이 움직이지 않았던 점도 부진의 한 원인이다.10대층이 해외의 팝스타보다는 국내 아이돌 가수에게 더욱 열광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잭슨은 서울에 오기전 체코.헝가리.러시아.튀니지 등지에서 만원을 기록했지만 팝에 목마른 동구.아프리카의 청소년과 서울의 청중을 같은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공연내용에 대해서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말을 실감했다』는 찬사와 『소문에 비해선 별로 먹을 것이 없었던 잔칫상』이란 비판이 엇갈렸다.쇼.뮤지컬.서커스.멀티미디어등 각종 기법이 총동원된 무대는 음악위주의 공연에 길들여진 국내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음향과 무대.조명등은 「지상 최대의쇼」란 평판에 걸맞게 웅장함과 화려함의 극치를 이뤘고 절도있고일사불란한 군무와 갖가지 특수효과가 펼쳐져 탄성을 자아냈다.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아이디어와 연 출력이 이뤄낸 성과로 받아들여진다.뮤지컬 배우 남경주씨는 『공연 규모도 압도적이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는 치밀한 연출이 놀랍다』고 말했다.
반면 감동의 전달이란 차원에선 기대에 못미쳤고 전성기에 비교하면 춤과 노래의 역동성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공연.
방송 관계자들중 상당수는 『박진감이 넘치는 입체 화면과 음향을뚫고 잭슨이 등장하는 첫 장면이 하이라이트였고 나머지 순서는 다소 평범했다』며 『상당부분 립싱크에 의존한 것이 실망스러웠다』고 말한다.마이클 잭슨이 모형로켓을 타고 공연장 상공을 비행했던 3년전의 「데인저러스 투어」와 비교하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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