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달러 예금 금리의 모순 … 3개월짜리가 가장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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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금리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은 것보다는 긴 것이 금리가 높다. 만기가 길면 원금에서 나온 이자를 합쳐 계속 굴릴 수 있고, 예금주 입장에선 돈이 오랫동안 묶이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3개월보다는 6개월, 6개월보다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높은 식이다.

하지만 요즘 달러로 드는 외화정기예금 금리는 그렇지 않다. 1년 만기보다 3개월짜리 금리가 더 높다. 15일 외환은행이 고시한 3개월 만기 달러화 정기예금 금리는 연 6.93%다. 반면 6개월은 6.56%, 1년은 5.29%로 더 낮다. 같은 은행의 원화 정기예금금리는 ▶3개월이 연 5.6% ▶6개월 6.4% ▶1년이 7.1%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경우도 달러화 정기예금 중 3개월 만기 금리가 가장 높다.

이런 역전 현상은 이달 1일 시작됐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심화하면서 자금시장에서 달러를 빌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은행끼리 달러를 빌려주는 기준인 리보금리(런던은행간 금리)도 1년짜리가 3개월짜리보다 낮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달러화 정기예금 금리는 리보에 연동돼 있어 현재 3개월 만기 예금 금리가 가장 높다”며 “3개월 뒤보다 1년 뒤엔 시장이 안정되면서 금리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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