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선진국 유통업체들 아시아시장서 고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아시아 시장을 우습게 봤다간 큰코 다친다.』 미국 월마트.
K마트,프랑스 라파예트등 세계적 대형 유통업체들이 아시아에서 물러나면서 내뱉는 한탄이다.
연초 K마트와 라파예트가 싱가포르에서 철수한데 이어 월마트는홍콩에서 매출부진에 시달린 끝에 현지 합작선과 결별하는등 고전하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이들 업체가 부진한 이유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아시아인의 구매취향에 관한 철저한 분석없이 자기나라에서 성공했던 영업방법을 고스란히 답습한 것이 실패의 근원이 라는 지적이다. 『집마당에 설치하는 농구경기 세트가 미국에선 히트상품이었지만 싱가포르처럼 좁은 나라에선 잘 팔릴리 없었던 겁니다.도시국가인 싱가포르나 홍콩 소비자들은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부피 큰 상품을 좋아하지 않더라고요.』월마트 홍콩지사 간부의 푸념이다. 월마트가 지난달 중국 선전(深수)에 문을 연 할인판매점이나 일본 야오한이 상하이(上海)에 개설한 대형 쇼핑센터도 장사가 안되기는 마찬가지.주말이면 수만명이 몰려들지만 정작 물건을사는 사람은 몇 안된다.
12억 인구에 군침을 삼킨 것까지는 좋았지만 구매력을 과대평가한 셈이다.
현지 업체들이 이들의 장점만을 적극 수용,경쟁력을 강화한 것도 이들을 고전케 하는 한 요인이다.필리핀 지오다노,인도네시아마타하리등 많은 아시아 현지 업체들은 직원 포상제,환불.반품제등을 도입하거나 강화하고 고객 취향을 적극 반영 ,개방압력을 이겨내고 있다.
최재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