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눔장터’ 개막식 행사에 참여한 속초 위스타트 마을 어린이들이 공연하고 있다(왼쪽 사진). 위아자 명사 기증품 경매행사의 진행자가 이명박 대통령이 기증한 자전거를 소개하고 있다. 이 자전거는 170만원에 낙찰됐다. [박종근·김성룡 기자]
새파란 가을 하늘 아래 ‘나눔과 재활용, 자원봉사’의 즐거움을 만끽한 하루였다. 12일 서울·부산·대전·전주 등 전국 4개 도시에서 제4회 위아자 나눔장터가 열렸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열린 서울 장터에만 25만 명이 몰리는 등 전국에서 40만 명이 장터를 찾았다. 지난해보다 10만 명 늘어난 것으로 2005년 장터가 시작된 이래 최대 인파다.
명사 기증품 경매는 이명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이용하던 자전거가 170만원에 팔리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장터의 총 기부수익금(수익금) 1억6600여만원은 전액 저소득층 어린이를 돕는 위스타트(We Start) 운동에 쓰인다.
장터의 미덕은 수익금 같은 가시적인 결과에 한정되지 않는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나눔장터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팔기만 하는 장소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모처럼 가족이 모여 하루 종일 함께하는 단합의 장이라는 것이다.
◆“아빠랑 있으니 안 힘들어요”=경기도 용인의 초등학교 5학년생 방현석(11)군은 삼성전자 가족봉사단원인 아버지 방효식(41)씨, 동생 지석(9)군, 어머니 유정근(41)씨와 함께 기업장터 삼성전자 부스에서 물건을 팔았다. 목이 쉴 정도로 열심이었다. 하지만 방군은 “온종일 아빠와 함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도시철도공사 직원인 문봉남(41)씨는 부인 추성숙(37)씨, 아들 재현(5)·재승(3)군, 딸 정민(3)양 등 온 가족이 서울 장터를 찾았다. 문씨는 “날씨가 좋아 소풍을 나온 느낌이다. 이런 장터가 앞으로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 효과도 톡톡=초등학교 4학년생인 대전의 김은영(11)양은 아버지 김명삼(39), 어머니 이기순(37)씨, 동생 찬영(10)군과 함께 야구 글러브·장난감 등 50여 점을 팔았다. 2006년부터 3년째 개근 참가다. 어머니 이씨는 “장터에 참가한 뒤 은영이와 찬영이가 싫증난 장난감을 버리지 않고 모아둔다”며 “아이들이 물건의 소중함을 절로 깨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의 권미숙(43)씨는 아들 정려빈(7)군과 함께 장터를 찾았다. 가져온 물건들을 모두 판 권씨는 “물건 판매보다 아이들에게 장터를 통한 재활용 경험을 심어주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재활용·환경보호·기부·나눔에 익숙해져야 10년, 20년 후 재활용 문화가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 해강중학교의 최유나(13)양은 친구들과 함께 학용품·운동화 등을 1000∼3000원에 팔았다. 최양은 “물건을 팔아보니 돈을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상진·서형식·신준봉·김진경 기자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서울·부산·대전·전주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장터’가 시민과 기업의 열띤 참여 속에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위아자 장터는 우리 사회 나눔과 재활용의 문화 확산, 어린이 경제·환경 교육 효과를 위해 시작됐습니다. 위아자는 위스타트(We Start), 아름다운가게, 자원봉사 등 중앙일보가 지원해 온 세 가지 사회 공헌 활동의 앞 글자를 따 만든 것입니다. 행사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도움을 아끼지 않은 각 개최지의 공공기관 관계자와 참여하신 시민·기업, 기타 행사에 관여하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08 위·아·자 나눔장터 (weaja.joins.com)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