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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남서부 미디.피레네지방 産.硏복합 '거대한 실험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프랑스 남서부의 툴루즈를 중심으로 한 미디-피레네지방은 프랑스 국내는 물론 유럽전역에서 최대규모 공업단지중 하나.
식품.농업.섬유.기계.피혁에서부터 항공.우주.전자.컴퓨터.소재.생명공학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업체 3백여개와 연구소 4백여개가 진출한 산연(産硏)복합 공단이다.
항공.우주분야의 경우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RS)를 비롯,유럽컨소시엄인 에어버스사와 아리안 로켓 조립공장등이 자리해유럽 전체 항공.우주산업의 30%를 점하고 있다.모직물 가공분야도 세계 1위다.한편 컴퓨터.로봇을 비롯한 전 자및 시스템공학분야와 분자생물학등 생명공학분야,피혁및 종자(種子)산업도 프랑스안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독일.영국.이탈리아등 유럽국가뿐 아니라 미국.캐나다.일본등의 유수 기업과 연구소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는 점이다.
코닥.노스럽.모토로라.하니웰.소니.후지쓰.지멘스.보슈등 낯익은 기업의 로고를 공단안 어느 곳에서든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양질의 인력공급이 가능하기 때문.
파리 다음으로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미디-피레네지방엔 4개의 그랑제콜(종합대학)을 비롯,3개 대학과 4개공대를 합친 국립 폴리테크닉 연구소에 학생만 10만여명에 이르며 매년 1만여명의 석.박사급 인력이 나오고 있다.고등 기술자격 증(BTS)소지자 5천여명등 총 3만여명의 기술인력도 함께 배출돼 연구개발과 생산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쾌적한 환경과 편리한 통신.교통망등 완비된 사회간접시설로 기업이나 피고용 인력이 모두 만족해 하는 점도 미디-피레네공단의장점이다.그러나 유수 기업과 연구소들이 밀집한 진짜 이유는 이곳에서 연구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는 점이다.
『공장이든 연구소든 이곳에 진출하면 기존에 형성된 공단과 연구단지의 경쟁력을 그대로 안을 수 있다』는 알랭 샤티용 미디-피레네 대외업무사무소장의 말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실제로 CNRS 산하 기초약리 독물연구 프로젝트에는 이곳에 진출한 제약.면역학.농학.식품공학 분야 인력이 참여할 정도로 공동연구가 활발하다.
이곳을 「하나의 거대한 실험실」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공단의 고문인 중앙대 정헌배(鄭憲培.경영학과)교수는 『그럼에도 묘한 것은 한국 기업이나 연구소가 단 한곳에도 진출하지않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우선 몇몇 분야의 연구분소만 진출해도 소득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툴루즈=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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