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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식 충분히 싸다, 하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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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0일 장중 한때 코스피지수 1200선이 무너지는 등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일반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전문가들도 할 말을 잃었다. 더 이상 기술적 분석이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배율(PBR) 계산 등 논리적 방법으로는 주가가 설명되지 않아서다. 오히려 심리학자들이 즐겨 쓸 법한 ‘신뢰’와 ‘공포’라는 단어가 증시 전문가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바닥 밑에 지하”=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허필석 주식운용본부장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자기 나라 정부의 대책을 믿지 않는 신뢰의 위기가 문제”라며 “불신은 투매를 부르고 투매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아도 증시가 꿈쩍 않는 이유다. 허 본부장은 “구제금융안의 단순 ‘발표’가 아니라 ‘실행’이 돼야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인 탓에 전문가들은 바닥이 어디인지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럴 것이 1500선, 1400선, 1300선 등 주가의 최저점이 얼마라고 전망치를 내놓을 때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지지선이 깨졌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바닥 밑에 지하가 몇 층까지 있을지 두렵다”며 “지수를 말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다만 지금은 분명 충분히 싸게 거래되고 있으며 거의 바닥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국내 증시의 PBR은 0.8배로 과거 카드사태 때와 맞먹는다”며 “여기서 더 나빠지면 0.7배였던 외환위기 때와 비슷해진다”고 설명했다. PBR이 1보다 작다는 것은 당장 회사를 접고 자산을 모두 팔아도 현재 주가보다는 더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초체력은 괜찮다” vs “안심할 수 없다”=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체력에 비해 과도하게 주가가 떨어졌다는 분석과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주장이 맞섰다. 삼성증권 김학주 센터장은 “과거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며 “외국인들이 주식을 파는 것도 한국이 불안해서가 아니라 우리 증시가 다른 작은 시장보다 돈을 구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센터장은 “우리 기업의 부채비율은 총 자산의 80% 이하”라며 “자금 시장의 어려움을 충분히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혼란이 이어지면 기업 실적도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대신증권 구희진 센터장은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미분양 증가로 인한 건설사 부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으로 인한 저축은행의 파산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모두 정리하고 주식시장에서 탈출해야 하느냐에 대해선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투자증권 이재광 센터장은 “지금보다는 주가가 반등할 때를 기다려 일부분만 파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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