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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제철] 총각은 먹지 말라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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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9일 오전 충남 홍성 남당항 앞바다에선 어선 20여 척이 부지런히 그물질을 하고 있었다. 길이 20㎝가 넘는 왕새우가 그물에 주렁주렁 매달려 올라왔다. 가을철 서해안의 별미 대하(大蝦)다.

대하는 성질이 급해 잡히는 즉시 죽는다. 음식점 수족관에 살아 있는 대하는 대부분 양식이다. 운동량이 많은 자연산이 쫄깃한 맛이 더 있지만 일반인은 양식과의 차이를 거의 느끼기 힘들다.

9월부터 나기 시작한 대하는 이맘때면 어른 손바닥을 훌쩍 넘는 크기로 자란다.10월 중순이면 30㎝에 육박한다. 다 자란 양식 대하는 13∼15㎝로 자연산보다 두 배 정도 작아 크기로 자연산과 양식을 구별할 수 있다.

자연산은 주로 깊은 바다에서 살다 산란기인 4∼6월 연안으로 이동한다.

천수만과 태안 앞바다가 최고의 산지다. 이곳에서 전국 생산량의 80%(양식 포함)가량이 난다. 태안군에서의 하루 대하 소비량 3t 중 2t은 바다에서 가두리 양식으로 키운 것이다.

중국 명나라 때 약학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 약이 되는 흙·돌· 초목·동물·어류 등 1892종의 형상과 함께 처방을 적은 책)에는 “대하는 신장을 강화시켜 양기를 돋우는 효능이 있다”고 적혀 있다.

그래서 예부터 “총각은 대하를 먹지 마라”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온다. 대하는 한 번에 평균 60만여 개의 알을 낳을 정도로 힘이 좋아 예전엔 새우처럼 자손을 많이 두라는 의미로 며느리에게 알을 먹이기도 했다.

태안 안면도 백사장항 장터에는 지금 대하축제가 한창이다. 관광객들은 주로 대하를 구워 맛을 본다. 불판에 굵은 소금을 깔고 그 위에 대하를 올려 놓고 불판이 달궈지면 벌겋게 익어 가는 대하의 몸에서 육즙이 나온다. 이 육즙은 소금을 녹이고, 녹은 소금물은 다시 대하 껍질 사이로 스며 통통한 속살에 담백한 맛을 배게 한다. 대하요리 전문점 주인 김영훈(49)씨는 “붉게 익은 대하는 껍질째 먹어야 제대로 먹는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대하에는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타우린 성분이 있어 고혈압을 비롯한 성인병을 예방하고, 골다공증이나 골연화증 예방에 좋은 칼슘 성분도 많다고 한다. 소매가격은 1㎏에 자연산은 4만원대, 양식은 2만5000원대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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