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명박 의원 미묘한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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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후반기 정국의 돌발변수로 떠오른 이명박(李明博.서울종로)의원사건의 처리를 놓고 신한국당과 李의원간에 미묘한 갈등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자진탈당을 유도하려는 당과 이를 거부하고 검찰수사등 법적대응만을 고집하는 李의원의 입장이 맞서 꼬인 실타래 풀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회의는 김유찬(金裕璨)씨로부터 입수한 메모.디스켓등 증거물을 내놓으며 파상공세를 계속했다.
…자진탈당 유도쪽으로 가닥을 잡은 신한국당은 李의원이 의원직은 유지하되 당적을 버리면 당과 李의원 양쪽의 피해가 최소화된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있다.
강삼재(姜三載)총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제 李의원스스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권핵심부의 간접 압박을 감지케 했다.
자진탈당유도의 배경에는 검찰수사후 그의 의원직을 사퇴시킬 경우 사퇴후 90일이내에 치르는 대선직전의 종로 보궐선거가 부담이 큰 점도 고려됐다.
반면 李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의원직 사퇴등과 관련,『생각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李의원은 단지 검찰수사결과 자신의 개입여부가 밝혀지면 전적인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23일 姜총장과 만나 자기입장을 얘기했다고도 밝혔다.
李의원은 더욱이 『탈당할 바에는 차라리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다소의 후유증을 감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는 소리도 있다.
자신을 가차없이 희생양으로 삼을 경우 당에 대응하는 내용이라는 전언이다.
…국민회의는 김유찬씨로부터 입수한 메모.디스켓 공개로 李의원옥죄기를 거듭했다.
金씨의 부인 이미숙씨는 선거운동 전까지 구기동 사무실에서 전화홍보팀 회계를 맡은 것으로 돼있다.
李씨의 메모에는 여성 홍보요원 40여명의 전화번호.급여.식대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이들중 상당수는 선거운동 사실을 시인했다. 金씨가 인원 동원비를 지급했다고 증언한 일명회.종교관련.
청년단조직도 나오고 의정보고회에 6백50명을 동원한 부분도 있다. 또 지난 2월21일부터 4월10일까지 전화홍보를 한 사실,자원봉사자 신청이 저조(6명)해 일당 지급방식으로 바꾼 일도기록돼 있어 공세의 호재로 부각되고 있다.
김진국.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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