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조스타 네모프 팬레터 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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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섹시 알렉세이」-.
96애틀랜타올림픽 체조 2관왕 알렉세이 네모프(20.러시아)가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국을 비롯,덴마크.캐나다.스페인.일본등 세계 각지의 소녀체조팬들이 네모프에게 사연을 담은 편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수백통씩 날아드는 팬레터.그의 낡은 기숙사 방 한켠에 놓여있는 경대위에는 이같은 국제우편물이 산더미처럼 수북하다.
미국 뉴욕에 사는 대학생 로리는 편지에서 『당신의 용모를 좋아한다』며 『당신에 관해 모든 것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또 한 고등학교 여자체조선수는 자신의 사진을 편지와 함께 동봉하기도 했고,사야카라는 일본 소녀는 성급하게도 『당신 을 사랑한다.당신의 걸프렌드가 되길 원한다』고 연정까지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아직 답장조차 하지 못한 그는 『수많은 편지를 받았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 애틀랜타 무대에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그는 남자뜀틀에서 여홍철(금호건설)의 착지실수를 틈타 1위를 차지했다.또 남자단체전에서 우승하는등 금 2개 외에도 은1(개인종합경기).동3개(마루.안마.철봉)등 모두 6개의 메달을 조국에 선사했다.
그는 올림픽이 끝난후 러시아정부로부터 포상금 15만달러(약 1억2천3백만원)와 대형 아파트 한채를 받았다.
대중으로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지만 그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한다.그의 어머니(42)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천㎞정도 떨어진 자동차 생산도시인 토글리아티에서간호원으로 생활하고 있기 때문.더욱이 그는 아버 지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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