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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라이벌 열전] (23) 배추 vs 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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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채소 모두 우리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둘 다 김장용 김치의 주재료로 가을철엔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다. 원산지는 배추는 중국 화북 지방, 무는 지중해 연안이다.

배추 엽(葉·잎)채소인 양배추과(십자화과)에 속한다. 반면 무는 근(根·뿌리)채소이며 겨자과 식물이다. 무의 경우 뿌리는 물론 잎(무청)도 먹는다. 배추·무청이 녹황색 채소라면 무는 담색 채소다. 배추·무·무청 가운데 영양적으로 가장 높게 평가받는 것은 단연 무청이다. 무청엔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조선무의 경우 100g당 249㎎), 혈압을 조절하는 칼륨(273㎎), 유해산소를 없애 노화를 억제하는 베타카로틴(2210㎍), 피부 노화를 막고 면역력을 높여 주는 비타민 C(75㎎)가 넉넉히 들어 있다. 무엔 이들 영양소가 무청보다 확실히 적다(칼슘 26㎎, 칼륨 213㎎, 베타카로틴 46㎍, 비타민 C 15㎎).

배추엔 칼륨(중국배추 100g당 239㎎)이 무청만큼 들어 있지만 비타민 C(17㎎)·칼슘(37㎎) 함량은 무 수준이다. 노란색 색소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열량은 셋 다 100g당 10∼20㎉ 정도.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 즐기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주로 김치·국의 원료로 쓰이는 배추보다 무를 이용한 음식이 다양하다. 무는 생으로 먹기도 하고, 총각김치·동치미·무절임·무말랭이·단무지 등에 쓰인다.

배추나 무를 먹으면 입 안에서 청량감이 느껴진다. 배추는 늦가을 서리가 내릴 때 딴 것이 맛이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그대로 결구(結球, 잎이 단단하게 뭉쳐)돼 당분이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무는 맛이 다채롭다. 단맛은 무에 풍부한 포도당·설탕 맛이다. 매운 맛은 이소치오시아네이트(황 함유) 맛이다. 얼얼한 매운 맛은 무의 끝부분이 더 강하다. 무는 머리에서 아래로 갈수록 이소치아시아네이트가 더 많이 들어 있어서다. 이소치아시아네이트는 피하지 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기 때문이다.

배추와 무는 둘 다 소화가 잘되는 식품이다. 배추는 수분이 많은(95.6%) 채소여서 소화시키는 데 부담이 없다. 무엔 아밀라제란 전분 소화효소가 들어 있다. “무를 먹으면 속병이 없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밥·떡을 과식했을 때 무즙·무채·무동치미를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 우리 조상은 음력 10월(상달)에 고사를 지낼 때 시루떡에 무를 넣었다. 양껏 먹은 떡이 체하지 않도록 ‘자연의 소화제’를 함께 제공한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보리와 밀로 만든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 날무(생무)를 씹어 삼키면 해독된다”고 기술돼 있다.

육류를 섭취할 때 무를 함께 먹는 사람도 있지만 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 것은 무가 아니라 배추다.(오산대 식품조리학과 배영희 교수)

배추는 속이 꽉 차고 묵직한 것이 상품이다. 잎은 얇고 부드러우며, 밑부분은 잘 뭉쳐 있어야 한다. 잎에 검은 점이 있으면 속까지 ‘점박이’일 가능성이 있다. 무는 색깔이 흰 것이 좋다. 무청이 달려 있는 것이 더 싱싱하고 영양적으로도 낫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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