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은 없으나 세포기능상 眞核생물 닮아-아키온 어떤 생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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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최근 아키온이 「제3의 생명체」로 확인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3의 생명체란 그간 생명체를 핵의 종류에 따라 두종류로 나눴던데서 비롯된 말.아키온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지난 77년 이전까지만 해도 바이러스를 제외한 모든 생물은 그 핵의 구성에따라 이같이 두종류로 구분했다.
유전정보인 염색체등을 품고 있는 핵(核)이 막(膜)에 의해 둘러싸였을 경우 진핵(眞核),그렇지 않을 경우 원핵(原核)으로분류했다.
효모와 같은 곰팡이류로부터 동.식물이 진핵생물에 속하며 세균으로 불리는 박테리아는 원핵생물의 대표군(群).아키온은 핵이 없다는 점에서는 원핵생물같지만 주요 효소등 세포 기능상으로는 진핵생물을 닮아 분류에 많은 혼란이 있었다.
미국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아키온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진핵생물도,원핵생물도 아닌 제3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즉 아키온이 보유한 유전자 1천7백38개중 68%가 기존 생명체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로써 첫 발견 이래 진핵생물 혹은 원핵생물의 변형체냐,제3의 독립군(獨立群)이냐 하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아키온의 정체가 제3의 생명체로 확인된 셈이다.아키온과 일반세균의 진화거리는 완전히 다른 군(群)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멀리떨어져 있다.
아키온의 또다른 특징은 이들이 매우 극한 환경에 서식한다는 것.섭씨 영하10도 이하 또는 영상 1백도에서 거뜬히 살거나,식초보다 수백 혹은 수천배 더 산성이 강한 1~2의 산성을 견딘다거나,대기압의 1천배가 되는 수압을 이겨내는 등 미생물중에서 철인 3종경기를 한다면 단연 1등을 차지하는 존재들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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