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복싱 자존심 최용수 日 미타니와 3防준비 구슬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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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한여름 피서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강릉 경포대해수욕장.한국 유일의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인 WBA주니어라이트급 최용수(24.
극동서부체)는 거친 파도를 한없이 바라보고 서있다.
노도처럼 밀려왔다 자연스레 빠져나가는 동해의 파도.최는 머리속에 파도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새기길 수없이 반복한다.바로 그것이 최가 구상하고 있는 「파도치기」다.마치 파도처럼 링에서도강하게 치고 유연하게 빠져야 한다는 원리다.
오는 10월13일 일본 도쿄에서 벌어질 동급 8위 미타니 야마토(25.일본)와의 3차 방어전을 앞두고 있는 최는 파도치기의 완숙한 경지에 오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는 이번 방어전에서 도전자 미타니를 제물로 삼은뒤 내년 WBC슈퍼페더급타이틀에 도전,한국복싱사상 최초로 통합챔피언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목표달성을 위해 지난 2일 경포대해수욕장에 훈련캠프를 차린 최는 매일 강도높은 훈련에 여념이 없다.최는 오는 10일까지 이곳에 머무를 예정.
파도치기는 끊임없는 리드미컬한 몸놀림이 필수다.따라서 체력의뒷받침이 절대적이다.이를 위해 오전에 모래밭 달리기.명상훈련,오후에는 모래밭 달리기.도끼찍기로 체력을 키우고 있다.
경포대해수욕장의 왕복 8㎞에 이르는 명사십리(明沙十里)와 경포호를 끼고 도는 총연장 11㎞의 거리를 하루 두차례씩 달리다보면 하체에 힘이 생기고 지구력도 몰라보게 향상된다.
최는 오후 모래밭 달리기가 끝나면 곧바로 인근 야트막한 야산을 오른다.도끼찍기.지름 25~50㎝ 굵기의 소나무 밑둥을 도끼로 내리찍기를 1백~1백50여차례.도끼를 잡았던 손에는 어느덧 굳은살이 박혀있다.경포대는 최에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가장 이상적인 훈련코스.깨끗한 공기,시원한 바람,모래위의 햇살,너울거리는 파도등은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90년 프로에 데뷔한 최의 프로통산 전적은 20승(13KO)2패.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로 날아가 빅토르 우고파즈로부터 챔피언 벨트를 빼앗은 최는 지난 5월 올랜도 소토(파나마)를 극적인 8회 역전 KO승으로 누르고 2차방어에 성 공했다.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최는 이번 3차 방어전을 치른뒤 내년초 한살위인 윤미순씨와 결혼할 예정이다.
좌우연타가 주무기인 최는 이번 원정경기에서 7회 이후 KO승을 예상하고 있다.그러나 최는 『미타니는 기술.체력이 좋은 선수』라며 『많이 움직이면서 양손 훅과 어퍼컷을 적절히 섞어 요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명문 와세다대에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한 미타니는 94년 늦깎이로 프로무대를 밟았다.프로통산 8승(7KO)2패의 아웃복서인미타니는 1백7전 1백4승의 화려한 아마전적에 네번의 일본선수권 우승을 자랑한다.역대전적은 2전승으로 최가 우위.이번 두선수는 대전료로 각각 10만달러를 받는다.특히 최는 경기를 한달간 연기시킨 도전자 미타니측으로부터 훈련비조로 1만달러를 받아내기도 했다.
▶72년8월20일 충남 당진 출생 ▶충남 신평고 1년 중퇴 ▶175㎝.63㎏(평소 체중) ▶취미=민물낚시.당구 ▶최광억(74)씨와 양순석(68)씨의 3남7녀중 막내 ▶총수입=1억8백만원(95년10월~현재)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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