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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님의 침묵" 13년만에 다시 무대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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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대표 김상열)의 창작뮤지컬 『님의 침묵』이 오는 10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13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만해 한용운의 일대기를 그린 서사극 『님의 침묵』은 만해의 구도적 삶을 위인열전에서 끄집어내 세속적인 인간으로 다룬 록뮤지컬.시인이자 승려며 독립운동가인 만해의 고매한 위상을 서정적음률로 다뤄야 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경쾌한 록리듬으로 풀어냈다는게 특징이다.
작품의 주제는 변절과 타협.일제강점기라는 외적인 자극과 억압에 의해 지조있는 인간가치를 내세우기 어려웠던 상황을 배경으로인간의 실존문제를 진지하게 짚어본다.만해의 일생은 지조를 지키기 위한 고통과 극기,묵상과 실천으로 일관되고 그가 그의 시에서 수없이 되뇌었던 「님」은 후세에 대한 사랑과 희생의 표본이다.이런 그의 정신세계를 연극 형식을 통해 인수분해하되 뮤지컬이란 장르를 택함으로써 관객이 일방적으로 작품의 무게에 짓눌리는 것을 피하게 했다.
『일제강점기 이후 변절이 찬양받는 역사가 오래 계속됐습니다.
만해가 살아계셨다면 통곡이라도 하셨을 것입니다.「님의 침묵」은그런 만해의 불호령을 무대에서 다시 살려내는 일입니다.』 뮤지컬에 관한한 일가를 이뤘다고 평가되는 연출자 김상열씨의 말이다. 그는 또 『그러나 설교조나 열변으로 만해의 삶을 강요하기보다 표현주의 양식을 통한 볼거리와 속트이는 리듬으로 재미속에 저절로 감동을 얻어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3년 덕수궁옆 세실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만해의시어(語)를 록음악으로 풀어나간 수작」이란 평을 얻으면서 3개월간 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웠었다.당시 공연을 리메이크 한 『96 님의 침묵』은 연출자 김상열, 작곡가 유승엽,만해 한용운역에 만능배우 김갑수,관리인역에 연극배우 출신으로개그맨이 된 이창훈등 초연 당시의 멤버들이 대거 다시 참여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9월26일까지 오후4시.7시30분,일.공휴일 오후3시.6시.
방주란.최주봉.김길호등 출연.577-1987.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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